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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은 우리나라 대표 자동차경주인 'CJ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 본격적으로 출범한 해입니다. 그리고 슈퍼레이스 최고의 명문인 CJ 레이싱팀이 출범한 해이기도 합니다.

CJ 레이싱팀은 오늘날 CJ대한통운(팀 코리아 익스프레스), CJ E&M(이앤엠 모터스포츠), 그리고 CJ 제일제당(제일제당 레이싱) 등 3개 팀으로 성장하며 우승을 향한 뜨거운 질주를 계속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CJ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의 심장을 움직이는 '닥터', 제일제당 레이싱팀 미케닉(mechanic)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불꽃을 내뿜으며 달리는 괴물 같은 스톡카

레이싱 미케닉의 세계! CJ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제일제당 레이싱팀 정우성 미케닉 인터뷰▲ 개러지에서 수리 중인 'SK ZIC 6000' 경주용 차량 스톡카

CJ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의 대표 경기 'SK ZIC 6000'에 출전하는 스톡카는 양산형 자동차의 외양에 8기통 450마력 6,200cc의 배기량을 자랑하는 슈퍼레이스 엔진을 장착한 경주용 차량(레이스카)입니다.

최고 시속 300km에 육박하는 괴물 같은 힘을 자랑하죠. 겉모습만 놓고 보면 보통의 승용차(캐딜락 ATS-V)와 같아 보이지만, 내부는 일반 차량과 매우 다릅니다. 차량의 무게는 곧 기록과 연결되기 때문에, 경량화를 위해 좌석을 다 들어내고 시트만 남겨 놓았습니다. 뒤집히거나 충돌할 때 드라이버를 보호하기 위해 운전석 주변은 롤 케이지로 둘렀습니다.

경주 중 섭씨 50도까지 오르는 차량 실내 온도를 식히느라 환기구를 따로 장치한 것은 물론, 거대한 엔진의 열기를 식히기 위한 엔진룸의 모습도 남다릅니다. 후방 배기구는 천둥처럼 육중한 엔진음을 뿜어내며, '애프터 파이어링'이라고 불리는 불꽃이 혜성처럼 불타오릅니다.

스톡카는 한 번 라운드에 오를 때마다 약 1,000km씩 극한 상황을 견디며 달립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경기 한 번을 마칠 때마다 거의 완전히 분해하여 수리한 다음 다시 재조립합니다.

미케닉의 손길이 쉴 수 없는 까닭, 바로 최고의 퍼포먼스를 만들기 위한 모든 과정이 그의 손길에 오롯이 매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팀워크의 예술' 레이싱을 만들어 가는 미케닉

레이싱 미케닉의 세계! CJ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제일제당 레이싱팀 정우성 미케닉 인터뷰▲ 제일제당 레이싱팀 미케닉 일동, 그리고 가운데 자리한 정우성 치프 미케닉

레이싱 서킷에 선 레이스카는 저 혼자 굴러가지 못합니다. 평소 레이스카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고, 더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발전시키며, 문제가 있는 부분을 진단하고 수리하는 미케닉이 있어야 합니다.

경주 결과를 토대로 레이스카의 기술적 개선사항을 연구하고 제안하는 엔지니어도 있어야 하고요. 여기에 체력과 순발력, 집중력과 담대함을 가진 드라이버가 운전석에 앉아 레이스카를 조종합니다.

아울러 경기 참가, 팀 운영 등을 담당하는 매니저와 이들을 아울러 한 팀으로 달려가게 하는 디렉터도 있죠. 많은 스포츠가 그러하듯, 자동차 경주 또한 '팀워크의 예술', 그 결정체입니다.


레이싱 미케닉의 세계! CJ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제일제당 레이싱팀 정우성 미케닉 인터뷰▲ 경기 중 빠른 손놀림과 협동심은 필수!

레이스카를 보관하는 곳인 '피트(Pit)'. 서킷 내 각 팀을 위해 준비된 공간인 이곳에서 미케닉은 레이스카의 유지, 관리에 필요한 모든 작업을 합니다. 흔히 미케닉은 '정비사'로 번역되지만, 자동차 경주 현장의 미케닉은 '정비사'라기 보다는 '의사'에 가깝습니다. 축구 경기의 팀 닥터가 떠오르는 모습이죠.

피트에 서서 경주를 지켜보는 미케닉의 시선에는 힘차게 달리는 레이스카의 엔진룸과 하부가 훤히 보입니다. 환자의 낯빛만으로도 통증의 정도를 감지할 수 있는 의사처럼, 미케닉은 레이스 카가 달리는 모습만으로도 차량의 상태가 어떠한지 감지할 수 있습니다.

경주를 마치고 피트로 입고된 차량은 충분히 지쳐 있고, 때로 상처 입어 피 흘리는 듯 오일을 쿨럭이기도 합니다. 지치고 쇠약해진 레이스카를 충분히 보살펴서 다시금 최고의 컨디션으로 올리는 미케닉의 손길은 외과 의사의 그것보다 더욱 예리하고, 다정한 소아과 의사의 손길처럼 따뜻합니다.


소통 능력, 기계에 대한 이해, 그리고…

레이싱 미케닉의 세계! CJ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제일제당 레이싱팀 정우성 미케닉 인터뷰▲ 제일제당 레이싱팀 캠프와 스톡카, 그리고 정우성 미케닉! 그들의 꿈은 오직 하나

경기도 용인에 자리 잡은 제일제당 레이싱팀의 사무실이 있는 캠프. 문을 열고 들어서자 붉은색 팀 셔츠를 입은 미케닉들이 두 대의 스톡카를 지키고 서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흰색과 붉은색의 래핑이 인상적인 두 대의 레이스카는 제일제당 드라이버 김의수 감독 겸 선수와 오일기 선수의 경주용 차량입니다.

제일제당 레이싱팀에는 각 차량을 전담해 정비하는 미케닉들이 있고, 이들의 작업을 총괄하는 치프 미케닉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팀에서 치프 미케닉으로 재직 중인 정우성 미케닉. 레이스카 미케닉으로 일한 지 19년이 되었습니다. 자동차를 좋아하고 모터스포츠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무작정 레이싱 팀의 문을 두드려 미케닉으로 일하게 됩니다.

"제가 처음 미케닉을 시작할 때와 달리 요즘은 어릴 때부터 미케닉의 꿈을 갖고 대학교나 직업전문학교에서 자동차 정비를 배운 학생들이 많이 진출하고 있습니다. 취업정보 사이트에 미케닉 구인 공고를 내어 지원자들을 뽑기도 하고요.

CJ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을 비롯한 다양한 자동차 경주 대회가 있고, 프로 및 아마추어 레이싱팀도 많이 생겨나서 미케닉이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도 예전보다 넓어진 것 같습니다."


레이싱 미케닉의 세계! CJ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제일제당 레이싱팀 정우성 미케닉 인터뷰▲ 좋은 미케닉의 첫 번째 능력은 ‘소통’

정우성 미케닉이 설명하는 미케닉의 첫 번째 능력은 '소통'입니다. 레이싱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3명의 축인 드라이버, 미케닉, 엔지니어가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교감할 수 있어야 좋은 경기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팀의 실무진과 함께 빠듯한 일정과 예산을 조율하는 일도 미케닉의 몫입니다. 미케닉 하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려진 화려한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지만, 그보다는 더 현실적이고 복잡한 일들이 미케닉의 일상을 채우고 있습니다.

"미케닉은 자동차 정비 그 이상의 기계적 이해와 지식이 필요한 직업입니다. 레이스카 미케닉이 다루는 차량은 일반 승용차와 매우 다른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몇백 그램의 차이, 몇 도의 각도 차, 몇 도의 온도 차로 인해 경기 기록이 달라지는 섬세한 기계가 바로 경주용 차량이죠.

이렇듯 섬세한 작업의 특성상 초보 미케닉은 현장에서 선배 미케닉과 일하면서 배우게 됩니다. 경기가 열리는 상황, 경기장 컨디션, 드라이버의 기량과 몸 상태, 차량의 히스토리 등 경주를 이루는 모든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 상황을 겪어 나가며 배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유럽이나 미국보다 국내 모터스포츠 시장 자체가 작다 보니 분업화, 전문화가 부족하고 그 때문에 미케닉들이 해야 하는 일도 더 많습니다. 보통 한 달에 1번, 2일 동안 경기가 열리는데요. 이를 위해 나머지 28일 동안 차 2대를 분해하고 수리하며 재조립해 최고의 컨디션으로 끌어 올립니다.

CJ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은 일본과 중국에서도 경기가 열립니다. 그래서 해외 경기가 있는 달엔 최소 2 ~ 3주 전에 모든 정비를 마치고 컨테이너로 차량을 보냅니다. 이럴 땐 안 그래도 빠듯한 일정이 더욱 빡빡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레이싱 미케닉의 세계! CJ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제일제당 레이싱팀 정우성 미케닉 인터뷰▲ 극한의 스피드를 겨루는 순간! 짜릿함과 아찔함 사이

극한 상황을 질주하는 자동차 경주엔 위험한 순간도 많습니다. 바위 같은 담력을 가진 미케닉과 드라이버들은 어떨지 몰라도, 지켜보는 가족이나 팬들의 입장에선 가슴 철렁한 경우도 있습니다.

"아, 저 옷이요? (벽에 걸린 흰색 드라이버 슈트를 가리키며) 난연 섬유로 만들어진 경기복이에요. 네. 맞아요. 드라이버가 입는 옷과 동일합니다. 경기 중 피트에 있는 요원들은 다 난연 경기복을 입고 있어야 해요.

또 피트 요원들은 드라이버와 마찬가지로 특별 보험을 듭니다. 다행히 슈퍼레이스에서는 목숨을 잃는 사고가 난 적이 없지만, 해외에서는 아차! 하는 순간 여러 사람이 다치고 목숨을 잃는 큰 사고가 나기도 했었죠. 그래서 항상 대비해야 합니다."


레이스를 향한 애정이 만들어 내는 서킷의 '기적'

레이싱 미케닉의 세계! CJ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제일제당 레이싱팀 정우성 미케닉 인터뷰

레이싱 미케닉의 세계! CJ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제일제당 레이싱팀 정우성 미케닉 인터뷰▲ 경기가 성공적으로 끝난 후 미케닉과 드라이버의 뜨거운 교감, 그리고 감출 수 없는 환호

모터스포츠를 잘 모르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미케닉은 '무대 뒤의 사람'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경주를 끝내고 포디엄에 서는 사람은 드라이버니까요. 성공적인 경주를 위해 피트에서, 캠프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레이스카를 수리하는 미케닉의 손길은 드러나지 않습니다.

조금 전까지 짐승의 심장처럼 펄떡이며 고동치던 레이스카 엔진이 서서히 숨을 고르고 드라이버가 안전하게 피트로 들어올 때 비로소 숨을 몰아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레이스카 엔진보다 더 빠르게 고동치며 차량과 함께 거친 숨을 토하는 사람들, 레이스카가 소리치는 탄식과 희열의 엔진 울음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 바로 미케닉입니다. 그러나 대중은 종종 그들의 존재를 잊은 채 포디엄 위의 우승자에게만 환호성을 보내곤 하죠.


레이싱 미케닉의 세계! CJ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제일제당 레이싱팀 정우성 미케닉 인터뷰▲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 그거면 돼요.”

세상일 어느 하나 쉬운 게 없다지만, 어려워도 이건 좀 많이 어렵습니다. 20여 년 전 정우성 미케닉이 처음 일을 시작했던 때와 오늘날의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모터스포츠 시장은 아주 느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꿈을 따라 달리다 현실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며 아쉽게 꿈을 놓쳐 버리는 청년도 많습니다. 20여 년 동안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달려와 국내 최고의 레이싱 팀 치프 미케닉이 된 정우성 미케닉. 그가 지금까지 멈추지 않고 미케닉으로 살아올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좋아하니까요. 어떤 사람은 '좋아하는 일은 직업으로 가지지 마라'고 하던데…. 저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지고 있어서 행복합니다. 어려운 때도 있었지만…. 여기에서 레이스 카와 있을 때 행복합니다.

우리가 구석구석 매만진 차량이 서킷을 달릴 때, 그때 느끼는 보람이 참 크죠. 우리 팀이 챔피언 타이틀을 땄으면 좋겠고, 세계 최고의 레이싱 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되게 평범하죠. 그런데 이게 전부인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거. 그리고 챔피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거. 그냥 그거면 돼요."

속살을 다 드러낸 채 미케닉의 손길을 기다리는 경주용 스톡카. 서킷에서의 괴물 같은 모습과 달리 피트 안의 스톡카는 한없이 연약하고 유순해 보였습니다. '좋아하니까, 그거면 된다'고 말하는 정우성 미케닉은 빙긋이 웃으며 스톡카를 쓰다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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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hannel C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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