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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한류'라는 단어를 놓고 한번 생각해 보시죠. 이 단어를 듣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면? 배용준? 그렇다면 당신은 10년도 더 된 한류에 대해 알고 있을 뿐입니다. 연령대도 함께 계산이 되네요. 소녀시대와 빅뱅? 조금 나아졌습니다. 다만 여전히 5 ~ 7년 전의 인식에 사로잡혀 계시는군요. 그렇다면 현재 일본에서 가장 핫(hot)한 한류스타는 누구여야만 할까요?

‘이실직고(以實直告)’하자면 채널CJ의 에디터도 맞추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그리 좌절하지 마세요. 리포터 '김객원' 님이 취재한 ‘KCON 2017 JAPAN’ 현장의 이야기에서 일본 내 한류의 현주소를 확인하시고, 그 답을 찾아보시죠. 한 가지 힌트를 드린다면, 바로 지금의 한류는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으로 대표되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만들어지고 있단 것입니다. 자, 김객원 리포터!


KCON, 이렇게 젊을 줄이야!

컨벤션 장을 꽉 채운 팬들▲ 컨벤션 장을 꽉 채운 팬들의 열기에 새삼 놀라다

네, 리포터 김객원입니다

누군가 내게 일본의 ‘한류’를 묻는다면 '배용준과 빅뱅'이 떠오른다. 나 역시도 그리 젊은 감각은 아니란 거다. 십수 년 전 '겨울연가'로 제대로 일본에 '욘사마 붐'을 일으킨 그때, 아침 방송마다 '소녀시대', '카라', '빅뱅'과 같은 K팝 아티스트를 심심찮게 볼 수 있었던 때를 기억한다. 이미 시간이 많이 흘렀다.

일본 내에서 한차례 '붐'이 지나가고, 한류 스타에 대한 반응이 예전만큼 대단치 않다는 기사들을 접하며 내게서 한류는 잠시 잊혔었다. 그래서일까. KCON 취재를 맡게 되면서 어떤 분위기를 접할지 나로서는 감이 오지 않았다.


액세서리나 옷을 함께 맞춰 입고 온 젊은 세대

액세서리나 옷을 함께 맞춰 입고 온 젊은 세대▲ 액세서리나 옷을 함께 맞춰 입고 온 젊은 세대가 많았다

그렇게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서 도착한 ‘KCON 2017 JAPAN’의 현장에서 느낀 첫인상,  '젊어졌다!'

10~20대의 젊은 한류팬들이 KCON컨벤션장 곳곳을 활보하는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2001년 일본에 한류 붐을 일으킨 주역은 다름 아닌 주부들이었다. 욘사마를 보고자 몰려왔던 일본 관광객만 보더라도 그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던 것처럼. 물론, 그러한 연령층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래도 확실히 젊어진 한류팬들을 보며 그사이 일본에서 무슨 바람이 불었던 것인지 호기심이 일었다. 그렇게 시작한 취재, 그리고 아알못(아이돌을 알지 못하는 리포터)의 고군분투기가 함께 전개된다.


선배 그룹에서 후배 그룹으로 이어지는 한류

무대 위 아티스트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 팬들▲ 리포터보다도 더 빠르게 매의 눈으로 아티스트를 포착하는 팬들

SF9이네!

무대 위에 선 K팝 아티스트를 보고자 몰려든 팬들 뒤에 멀찌감치 서서 무대를 바라볼 때 옆에 선 일본인들의 대화가 들려왔다. 무대 위에 나타난 잘생긴 청년들은 바로 그룹 SF9(에스에프나인). 한국에서 이름만 슬쩍 들어본 내게 일본인들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단 사실이 그저 신기하고 신기해 뜬금없이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저들을 어떻게 아느냐고.

"CNBLUE(씨엔블루)의 후배 그룹이에요."

후배 그룹? KCON을 취재하면서 심심찮게 들은 이 '후배 그룹'이란 표현은 왜 행사장을 찾은 연령층이 낮아졌는지 알 수 있는 단어였다. 같은 소속사의 아티스트들을 '선후배'라는 단어로 표현하는 것. 실제로 ‘SF9’을 알아본 일본인들은 ‘CNBLUE’의 팬들이었다. 선배 그룹이 일본에 진출해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갖추면 자연스레 ‘후배 그룹’이 알려지는 것. 걸그룹 ‘프리스틴’을 보기 위해 KCON을 찾은 야마자키(16) 양 또한 카라의 후배 그룹이라서 알게 되었다고 답한 걸 보면, 기존의 K팝 아티스트들의 인기는 또 하나의 흐름을 만들고 있었다.


K팝을 좋아하는 이유로 친해졌다는 야마자키 양과 야스이 양▲ K팝 때문에 친해졌다는 야마자키 양과 야스이 양, 수줍어하면서도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응해줬다

"초등학교 2학년 때 TV에서 한국 드라마를 했었어요. 그때 한국을 알았어요. 이후에 소녀시대랑 빅뱅을 알게 되었는데요. 공식 팬클럽에 가입한 그룹은 ‘보이프렌드’에요. KCON을 찾은 건 올해가 두 번째에요. 작년엔 트와이스(TWICE)를 보러 왔었고, 올해는 프리스틴(PRISTIN)하고 세븐틴(Seventeen)을 보러 왔어요."

야스이(16) 양의 입에서는 K팝 아티스트의 이름이 쉴 새 없이 언급되었다. 그녀에게는 배용준도 소녀시대도 꽤 옛날의 이야기. 그렇지만, 한류 1세대라 불리는 이들은 '한국'을 알게 해주었고, 그렇게 생겨난 관심이 지금 또 다른 '한류'를 만들어가고 있는 셈.

문득 리포터의 눈에 들어온 건, 그녀들의 팔목에 있는 KCON 3일권 입장팔찌. 높은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았냐고 묻자, “할머니에게 용돈을 받았어요.”라며 수줍게 이야기한다. 내년 KCON에도 당연히 올 것이라고 말하는 모습에 엄마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한류의 새로운 정보창구 트위터, 유튜브

KCON 내내 환호하던 K팝 팬들▲ KCON 내내 환호하던 K팝 팬들

현장을 누비며 더욱 적극적으로 어린 친구들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낯선 이의 뜬금없는 질문에 잠시 경계 어린 눈빛을 보내다가도 그들이 좋아하는 K팝 아티스트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나면 금세 웃는 얼굴로 대화가 시작되었다.

격세지감. 이들이 이야기하는 K팝 아티스트 - 몬스타엑스(MONSTA X), 프리스틴(PRISTIN), 비투비(BTOB), 에이핑크(Apink), 러블리즈(Lovelyz) 등 - 이름 하나하나가 나올 때마다 나는 이들에게 배우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대화를 이어가며 아직 한국에서 ‘신인’에 속하는 몇몇 그룹을 이들은 어떻게 아는 것일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몬스타엑스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던 마츠시타 양, 이시카와 양, 후지유 양 ▲ 마츠시타 양, 이시카와 양, 후지유 양은 눈에 띄었음 하는 바람으로 동물 복장을 했다고

“유튜브요! 추천 동영상으로 처음 보는 아티스트들은 검색해서 찾아봐요.."
"엠넷 재팬 유튜브를 구독해서 봐요."
"KCON 트위터 계정을 팔로우하고 체크해요."
"공식 트위터 채널이 있어서 거기서 KCON에 출연하는 걸 알았어요."

그렇게 알게 된 또 하나의 사실! K팝 아티스트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KCON은 어떻게 알고 왔는지에 대한 질문을 할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유튜브와 트위터다. 이전의 한류가 주로 '전통적인 매스미디어'를 통해서 소비되었다면 현재는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을 통한 소비가 주류가 되었다.

언어의 장벽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들이 즐겨 찾는 유튜브 채널과 트위터 계정 대부분이 일본어로 운영되니 새로운 한류를 받아들이고 소비하는 속도는 거의 실시간에 가깝다. 가사를 일본어로 번역해 유튜브에 올려주는 열성 팬들도 많다.


전 세대가 즐기는 한류!

한국 전통 악기에 신기한 반응을 보이던 엄마와 아들▲ 한국 전통 악기에 신기한 반응을 보이던 엄마와 아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가 단순히 젊은 한류팬을 증가시킨 것만은 아니다. 한류는 이제 전 세대가 즐기는 문화 콘텐츠가 되었다. KCON 현장 곳곳에서도 이러한 모습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리포터의 눈에 들어온 히코사카 씨 부자가 바로 대표적인 사례다. '에이핑크'가 쓰인 커플 티셔츠를 나란히 입은 이 부자는 에이핑크의 'M&G(Meet&Greet)' 행사를 보기 위해 사이좋게 기다리고 있었다.


에이핑크를 보기 위해 KCON을 찾은 히코사카 씨와 아들 유우 군▲ 에이핑크를 보기 위해 KCON을 찾은 히코사카 씨와 아들 유우 군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에이핑크를 알게 되었는데요. 영상을 보면서 아들도 함께 팬이 되었어요. 이번 행사는 같이 에이핑크를 보기 위해서 왔습니다. 유우는 에이핑크 중 누굴 가장 좋아하지?"
"나은을 좋아해요."

시종일관 다정한 모습의 히코사카(43) 씨와 아들 유우(8) 군은 K팝 덕분에 대화도 많아졌고, 함께하는 시간도 늘었다고 이야기한다. 이들 외에도 갓세븐(GOT7)의 마크를 좋아하는 엄마와 JB를 좋아하는 딸을 만났고, 그들 역시 유튜브를 통해 팬이 되었다.


K팝 아티스트를 만나기 위해 오전부터 모여든 팬들▲ K팝 아티스트를 만나기 위해 오전부터 모여든 팬들

몇몇 한류팬에게 악화된 한일관계에 대해 질문했지만, 딱히 돌아오는 명쾌한 답변은 없었다. 일본 내 대표적인 ‘한류 저널리스트’로 KCON 레드카펫의 MC를 담당하기도 했던 후루야 마사유키 씨는 최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상황과 무관하게 ‘좋은 것은 좋다’고 말하는 젊은층이 대거 유입되고 있으며, 콘텐츠로 평가받는 시대 온전한 ‘문화 콘텐츠의 힘’이라고 평했다.


"한 수 배우고 갑니다!"

KCON에서 팬들과의 취재를 마치면서 전하고 싶은 말이었다. 에디터에게 되려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많은 것을 알려준 그들. MONSTA X(몬스타엑스)의 일본 데뷔가 KCON 바로 전에 오사카에서 있었단 이야기도, 씨엔블루(CNBLUE)의 도쿄 콘서트가 있었단 이야기도 현장에서 만난 팬들과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되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장점을 질문할 때는 수줍게 웃기도, 일본 아이돌과 다른 점을 알려줄 땐 '전혀 레벨이 다르다'며 목소리를 높이던 그들을 보며 괜스레 흐뭇한 기분이 드는 건 왜였을까.


대단한 콘서트 무대의 열기▲콘서트 현장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멋있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컨벤션 현장 취재를 마치고 찾은 엠카운트다운 현장. 무대 위 아티스트의 모습과 그들을 향한 뜨거운 함성은 일본의 한류팬들이 반짝이는 눈으로 말하던 그 마음이 어떤 것인지 느끼게 해주었다. '대단하다'는 표현을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를 정도로.


/에피소드/

- 몬스타엑스의 기현 팬을 참 많이 만났다. 그렇게 입덕을 권유 받았다.
- 글의 초고를 쓸 때쯤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수상 소식을 들었다. 세계로 가는 한류다, 정녕.
- 일본팬들은 자신의 아티스트가 한국에서 어느 정도 인기가 있는지 되려 질문했다.



리포터 김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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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hannel C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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