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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명의 세계적인 선수들이 출전해 골프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든 국내 최고 PGA 투어 정규대회, THE CJ CUP @ NINE BRIDGES(이하 'CJ컵')가 지난 10월 19일부터 22일까지, 총 나흘 동안 진행됐습니다. 선수들의 화려한 퍼팅과 흥미진진한 경기가 펼쳐진 CJ컵 1, 2라운드 현장을 골프덕후인 리포터 ‘레이’가 생생하게 전합니다!


‘골프덕후’가 제주로 향한 이유! CJ컵, 그 뜨거웠던 현장 속으로

‘한국 최초의 PGA 투어’라는 수식어 하나만으로도 제주 나인브릿지로 향할 이유는 충분했다. TV 화면으로나 볼 수 있었던 탑 플레이어들의 경기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 그것도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절에 가장 아름다운 섬의 가장 아름다운 골프장에서. 당신이 골퍼라면 한 번쯤 혹하지 않겠는가. 가을 골프 여행을 떠나기에 이보다 더 근사한 핑계를 댈 수는 없을 것이다.


더CJ컵@나인브릿지 올라운드 갤러리 참관기▲ 화면으로만 보던 저스틴 토마스의 샷을,
이 아름다운 골프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TV로 편하게 봐도 되지만 굳이 갤러리로 나가는 이유는 화면으로는 볼 수 없는 현장만의 생생한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너무 뻔한 설명이고, 기왕이면 현장의 경쟁 상대(!)인 TV 중계 아나운서의 논평을 빌려 소개해야 하겠다. “이런 장면을 현장에서 보신 분들은 그야말로 횡재하신 거지요.” 일반 대회도 횡재일 텐데, 이번 대회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PGA 투어다. 횡재 정도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니 더CJ컵@나인브릿지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이미 많은 이들이 제주행 비행기 표를 예매하고 있었으리라.


Round 1, 드디어 PGA 클래스가 눈 앞에 펼쳐지다

제주의 구름이 CJ컵 첫 라운드를 축하하듯 멋진 하늘을 그려냈다. 마치 작품처럼 하늘을 수놓은 회색빛 구름은 햇빛의 열기를 막아주었고 시원한 그늘과 가벼운 바람을 선사했다. 궂은 날씨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군데군데 드러난 푸른 하늘은 날씨 걱정 같은 건 멀리 날려버리라고 얘기하는 것 같았다. 이런 날씨, 골퍼라면 누구나 이렇게 말할 것이다. ‘오늘, 참 골프 하기 좋은 날이다.’라고.


더CJ컵@나인브릿지 올라운드 갤러리 참관기▲ 회색빛 구름이 햇빛의 열기를 막고
시원한 그늘을 준비해주었다

골퍼에게 골프 대회는 실력을 겨루는 경기이기도 하지만 소풍이기도 하다. 하물며 문화 기업 CJ의 이름을 걸고 열린 CJ컵은 말할 것도 없겠다. 대회장 입구에서부터 준비된 엑스포 존과 갤러리 파크는 국내 최초의 PGA 투어로 떠나는 소풍을 준비하기에 적절했다. 다양한 스폰서 기업이 비닐 배낭, 음료, 간식과 각종 기념품을 준비해 갤러리의 마음을 더 설레게 했다.

엉겁결에 무리를 따라 걸어간 10번 홀에서 한 팀의 경기가 이제 막 시작하고 있었다. “더CJ컵@나인브릿지 1라운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스타트 티잉 그라운드에서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갤러리의 환호, 드디어 경기 시작. 타앙~ 하는 경쾌한 소리가 귀를 먹먹하게 한다. ‘이거 뭐야, 티샷 소리가 이럴 수가 있어?’ 환호 속에 뒤이어 갤러리들이 웅성웅성한다. 누구지? 궁금증이 들어 길게 고개를 뽑아냈다. 어머, 이럴 수가. TV로나 보던 스튜어트 싱크다.


더CJ컵@나인브릿지 올라운드 갤러리 참관기▲ 싱싱한 연둣빛 페어웨이는
아마추어가 보기에도 확연히 다르다

세컨샷 지점으로 따라 걷노라니 아마추어 눈에도 확연히 다른 페어웨이와 러프가 눈에 띈다. 막 물이 오른 것 같은 싱싱한 연둣빛 페어웨이는 비단처럼 다듬어져 있었고 풍성한 러프는 당장에라도 볼을 숨겨버릴 것만 같았다. ‘역시 PGA 클래스는 다르구나.’ 감탄이 절로 나왔다.


더CJ컵@나인브릿지 올라운드 갤러리 참관기▲ 그레이슨 머레이는 너무도 쉽게 벙커를 나와
PGA 클래스를 보여줬다

스튜어트 싱크와 한 조인 그레이슨 머레이가 벙커샷을 준비하고 있었다. 초반부터 벙커에 빠져 어쩌나 했지만, 너무도 쉽게 벙커를 탈출할 줄이야. 하지만 이런 장면은 이제 시작이었다. 그렇게 넋을 잃고 따라다니는 사이 갑자기 인파가 늘었다. 무슨 일이지, 하고 봤더니 저스틴 토마스와 팻 페레즈, 배상문의 조였다. 때마침 팻 페레즈의 퍼팅. 탁 소리와 함께 볼이 구르고 사람들이 저마다 다양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어어, 약해, 조금 더... 그러나 약할 줄 알았던 볼은 홀컵으로 자연스레 미끄러져 들어갔다. 흔히 말하는 유리알 그린의 실체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더CJ컵@나인브릿지 올라운드 갤러리 참관기▲ 팻 페레즈의 퍼팅이 미끄러지듯 그린을 타고 들어갔다

내친김에 나인브릿지의 시그니처인 18번 홀까지 쫓아갔다. 파5의 긴 전장에 아일랜드 그린에 볼을 올려야 하는 아름답고도 어려운 코스. 당시엔 몰랐지만 이미 12번 홀에서 이글을 기록했던 저스틴 토마스는 18번 홀에서도 괴물 같은 장타력과 섬세한 어프로치로 또다시 이글을 기록해 사람들을 열광시켰다.


더CJ컵@나인브릿지 올라운드 갤러리 참관기▲ 저스틴 토마스의 세컨 샷.
그린에 무사히 올라 이글로 이어졌다

날씨도 좋고 바람도 적게 불어 1라운드 결과 저스틴 토마스가 -9로 1위에 올랐다. 온화한 날씨 덕에 이 상태로라면 신기록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기대 섞인 이야기들이 돌았다. 그러나 그건 골프와 제주와 나인브릿지의 신을 무시한 성급한 예상이었다. 성급한 예상이 무너지는데 채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


Round 2, 그린 위에서 모두가 숨을 멈추다

▲ THE CJ CUP @NINE BRIDGES 2라운드 하이라이트 영상

화면에서나 봤던 스타 선수들이 코앞에서 스윙을 하고 퍼팅을 한다. 그들의 말소리, 움직임 심지어 숨소리까지 들리는 생생한 현장에서 골프란 무엇인가 생각하고 즐긴다. 갤러리로 골프를 즐기는 것은 화면으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세상이다. 그러나 세상만사가 다 그렇듯 갤러리로 골프를 즐기는데 한 가지 단점이 있으니 중계방송처럼 전 선수들의 플레이를 요약해서 볼 수 없다는 점이다. 물론 이런 걸 피하고자 스마트폰으로 방송을 들으면서 경기를 즐기는 갤러리도 꽤 있다.

하지만 원래 갤러리는 누군가를 따라다니며 응원하고, 호흡하고, 느끼고, 동감하는 것이다. 한 홀에 자리를 차지하고 모든 선수의 경기를 볼 수도 있겠지만 그건 좀 재미없는 일이다. 그래서 갤러리는 어떤 조를 따라다닐 것인가 하는 가장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한다. 유명한 선수를 따라 다닐지 오늘 잘 칠 것 같은 선수를 따라 다닐지 평소에 좋아하는 선수를 따라다닐지 그건 다 갤러리 본인의 선택이다. 하지만 어떤 선택을 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이미 검증받고 초대받은 프로이기 때문이다.


더CJ컵@나인브릿지 올라운드 갤러리 참관기▲ 오늘 갤러리가 따라갈 김시우 선수가
대회 시작 전 어프로치 연습을 하고 있다

흥분인지 설렘인지 1라운드를 좀 우왕좌왕 본 느낌이 있어 2라운드부터는 한 조의 경기를 온전히 보고 싶었다. 그래서 한국 골프의 떠오르는 샛별 김시우와 최근 주목받는 호주의 저스틴 데이, 그리고 꽃미남이라는 수식어가 빠지지 않는 아담 스콧의 조를 골랐다.


더CJ컵@나인브릿지 올라운드 갤러리 참관기▲ 김시우가 1번 티에서 캐디와 이야기를 나눈다
이른 아침부터 갤러리 석은 이미 만석이다

오전 9시 40분, 1번 티.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를 받은 김시우의 드라이버가 하늘을 갈랐다. 볼의 방향을 확인도 하기 전에 함성이 쏟아졌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무덤덤한 표정이다. 뭔가 잘못됐을까? 그런 건 아닌 듯하다. 하긴 누가 그랬다. 아마추어는 볼이 뜨는 걸 보고 굿샷을 외치지만 정작 프로는 볼이 땅에 멈춘 후에 굿샷을 외친다고.


더CJ컵@나인브릿지 올라운드 갤러리 참관기▲ 김시우와 저스틴 데이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다

유명세를 치르는 저스틴 데이와 정평있는 스윙을 보여준 아담 스콧의 드라이버에도 찬사가 쏟아졌다. 티샷을 마친 김시우와 저스틴 데이가 함께 걸으며 무언가 이야기를 나눈다. 두런두런 공기를 타고 들리는 말소리에 호기심이 일었으나 세세한 내용까지는 알 수 없었다. 현장이 아니고서는 느낄 수 없는 진지하고 치열하면서도 어쩐지 다정하고 정겨운 분위기. 현장에서나 알 수 있는 기분 좋은 느낌이다.


더CJ컵@나인브릿지 올라운드 갤러리 참관기▲ 퍼트를 준비하는 순간, 세상이 고요하다

예상대로(!) 김시우의 티샷은 페어웨이에 잘 올라왔다. 가장 멀리 보낸 건 아담 스콧이지만 안타깝게도 러프. 작열하는 아침 햇빛 속에서 세 선두 모두 버디가 가능할 지점으로 어프로치에 성공했으나 두 사람은 놓치고 한 사람은 버디를 잡았다. 퍼트를 준비하는 동안 그 많은 사람의 숨소리마저도 멎은 것 같더니 딱 하는 소리와 함께 갤러리의 환호가 조금씩 커지고 볼이 홀컵으로 들어간 순간 커다란 환성이 터진다. 그렇다. 김시우가 버디를 했다.

출발은 좋았으나 김시우는 조금 긴장한 듯 보였다. 2번 홀 파3에서 안타깝게 보기. 선수만큼 갤러리도 안타까운지 ‘어떡해’를 하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린다. 어머나, 저런, 아이고... 갤러리는 선수가 드러내지 못하는 아쉬움을 드러내면서 선수의 마음을 위로한다. 아쉬운 실수 끝에 보기로 홀아웃을 한 선수에게 보내는 박수 소리가 희미한 것은 손뼉을 치기 싫어서가 아니라 그 안타까움에 동참한다는 갤러리의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더CJ컵@나인브릿지 올라운드 갤러리 참관기▲ 누가 인기 골퍼들 아니랄까 봐
갤러리의 물결이 끊이지 않는다

김시우, 저스틴 데이, 아담 스콧의 인기를 나타내듯 시간이 지날수록 갤러리가 늘고 응원 소리도 점차 커졌다. 투박하면서도 파워 있는 티샷, 볼이 짝 달라붙는 것 같은 우드 샷, 손바닥 크기만 한 잔디를 시원스레 떠내는 아이언 샷, 높다란 벙커를 시원하게 탈출하는 샷을 지켜보며 한 발 한 발 따라가는 것이 즐겁다. 그러나 이날의 그린이 유난히 까다로운가 보다. 김시우는 버디를 4개 했지만 보기를 7개 하는 바람에 3오버로 경기를 마쳤다.


더CJ컵@나인브릿지 올라운드 갤러리 참관기▲ 저스틴 데이가 벙커에서 멋지게 탈출한다

더CJ컵@나인브릿지 올라운드 갤러리 참관기▲ 볼을 뒤에서 바라보며 신중하게 라이를 읽고
연습 퍼팅을 해본다

더CJ컵@나인브릿지 올라운드 갤러리 참관기▲ 18홀을 마치고 다리를 건너 퇴장하는 김시우.
힘내라고 손짓을 건네 본다

2라운드를 마치고 노승열이 -7언더를 치는 등 일부 선수가 언더파를 기록하긴 했으나 오히려 전체적으로는 점수가 줄어들었다.

언론은 선수들이 바람이 불어 점수를 더 벌리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갤러리 입장에서는 조금 의아했다. 날씨는 어제보다 좋았고 바람이 불긴 했어도 그리 센 것 같진 않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오히려 바람보다는 핀의 위치를 조정하면서 그린 난이도를 올리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그린에서 선수들이 시간을 많이 보냈는데, 이 정도 바람을 핑계 삼다니, 조금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 아니야? 라며 혼자 생각했다. 아마도 신은 갤러리의 편이었나 보다. 그동안 아껴둔 바람을 풀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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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hannel C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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