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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요일 밤 11시, 고문이 시작된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생생한 식재료와 요리들의 향연. 이제는 끝인가 싶지만 거리를 걷다 보면 또 한번도 보지 못한 새로운 음식이 등장한다. 꽤 늦은 시간이지만 호로록 면치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당장이라도 비행기 티켓을 끊어야 할 것만 같다.

tvN에서 새롭게 시작한 프로그램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이하 ‘<스푸파>’)에 대한 이야기다. ‘또 음식이야?’라는 우려와 달리, ‘다큐형 예능’이라는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전달하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며 많은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스푸파>를 기획한 박희연 PD를 만나 물었다. 어떻게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게 되었나요?


박희연 PD와 백종원 그리고 음식이 만났을 때 생기는 일

▲ 10명의 PD 6명의 작가로 구성된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를 이끌고 있는 박희연 PD


박희연 PD의 전작은 <집밥 백선생 3>다. 차기 프로그램 소재로 또 한번 음식을 선택한 셈. 이제는 조금 진부한 소재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박희연 PD는 아직 방송에서 짚어지지 않은 영역이 있다고 믿었다. 무엇보다 프로그램을 같이했던 백종원의 힘이 컸다. 회식 등 사석에서 마치 습관처럼 특정 요리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이나 숨겨진 의미, 역사 등을 술술 풀어나가는 백종원을 보면서 ‘아 이걸 그대로 방송으로 만들어도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스푸파>는 여기서 시작됐다.



<집밥 백선생 3>이 끝난 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스푸파> 기획에 돌입했다. 음식을 소재로 또 다른 색깔의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었지만, 음식과 여행 그리고 백종원이 만들어내는 시너지를 믿고 도전에 나섰다. 그리고 그의 도전은 평균 시청률 1.7%, 최고 시청률 2.7%를 기록(태국편, 전국 가구 / 닐슨코리아 / 유료플랫폼 기준)하며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이끌어냈다.


철저한 사전 조사로 만들어낸 미식 방랑 일지


▲ 백종원에게 듣는 사천 마파두부 특강


사람들이 <스푸파>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히 음식을 소개하고 먹는 데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청두 편에서 백종원은 마파두부를 먹으며 음식의 어원, 그리고 두반장의 역사를 설명하는가 하면, 홍콩에서는 토마토 라면을 먹으며 홍콩의 인구밀도와 이로 인해 생겨난 합석 문화에 대해 얘기한다. 새로운 음식에 대한 소개는 물론이거니와 식재료와 그 나라의 문화, 때로는 역사까지 보고 느낄 수 있는 셈.


▲ 철저한 사전 조사가 있지만, 때론 백종원 선생님의 촉에 따라 현지에서 메뉴를 교체 할 때도 있어요


이를 위해 제작진은 인터넷 서칭과 관련 서적은 물론 음식 전문가, 현지 코디네이터 등 지인의 지인까지 총동원해 전통과 문화가 담긴 요리와 가게를 찾는다. 그리고 그곳에서부터 펼쳐질 스토리를 꼼꼼하게 구성한다. 백종원 또한 예외는 아니다. 이미 음식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관련 자료를 알아보고 찾으면서, 공부하는 자세로 프로그램에 임한다.


예능의 탈을 쓴 다큐멘터리

▲ 시청자분들께 ‘예쁜 음식 동화책’을 선물하고 싶어요


최근 tvN은 예능 같은 다큐, 다큐 같은 예능 프로그램 제작에 힘을 쏟고 있다. 나영석 PD는 수도와 전기 없이 자급자족하는 삶을 관찰하는 <숲속의 작은 집>을 통해 자연의 소리를 안방에 선물하고 있다.


<스푸파>도 예외는 아니다. 인위적인 효과음 대신 지글지글 기름에 튀기는 소리, 보글보글 국물이 끓는 소리를 그대로 프로그램에 녹여내면서 시청자들의 귀를 사로잡는다. 음악 감독에게 따로 배경 음악을 요청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PD가 직접 편집하면서 조리 시 발생하는 소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가사가 없는 음악을 배경음으로 찾아 넣는다. 오토바이가 지나가는 소리, 자동차 경적을 여과 없이 사용하기도 한다.


자막에서도 다큐적 요소를 찾아볼 수 있다. 기존 예능은 제작진의 시점과 출연자의 말을 자막으로 사용하지만, <스푸파>에서는 백종원과 현지인의 대화, 음식 이름 등을 설명할 때만 자막이 등장한다. 박희연 PD는 음식과 조리 과정에 오히려 자막이 방해 요소라 생각해, 제작진의 개입을 최대한 배제하고 있다.

▲ 프로그램의 전문성을 위해 제작진을 여러 개의 팀으로 나눠 인서트를 촬영한다.

매회 등장하는 식재료의 기원도 <스푸파>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재미 중 하나다. 청두의 홍유, 일본의 와사비처럼 매 회 특정 식품 중 하나는 되감기 기법을 통해 식재료의 기원까지 소개된다. 비록 1분도 채 안 되는 장면을 만들어 내기 위해 많은 인력과 시간이 투입되지만, 이러한 끊임없는 노력은 <스푸파>를 더욱 신선하게 한다.


간절함은 나의 힘!


tvN 첫 공채시험을 통해 입사 한 후 어느덧 10년 차에 접어드는 박희연 PD에게도 시시때때로 변하는 예능 트렌드를 예측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이 있다면, 다양한 사람들의 만남이 시청자들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대중이 무엇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어떤 걸 궁금해하는지를 항상 열린 마음으로 살피는 자세가 중요하다.


▲ 미래에 PD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꼭 하고 싶다’는 간절함으로 도전하라 조언해주고 싶어요


지금의 자리에 있기까지 박희연 PD는 ‘간절함’을 1등 공신으로 꼽는다. 조연출 시절 많은 업무량으로 개인 시간이 없어 힘들었을 때도, 입봉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며 무거워진 책임감에도, 어려서부터 꿈꿔온 PD의 꿈을 이루겠다는 간절함은 또 다른 도전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제가 인복이 많아요.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미래에는 든든한 선배가 되어 후배 PD들을 팍팍 밀어주고 싶어요.

식상할 수도 있었던 음식 아이템을 신선한 시각으로 재탄생 시킨 박희연 PD. 제작진이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 제작진과 출연자 시청자가 모두 얻어가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향후 tvN에서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기획을 선보이고 싶다는 그! 어떤 프로그램으로 또 한 번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된다.


Posted by SMC 에디토리얼

댓글 2

  • 호호

    영상이 정말 예뻐요~
    어떤분이 찍는지 정말 궁금해요

  • 뚱땡질럿

    사진 찍는 사람으로서....진짜 영상천재신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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