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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는 1967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발생했던 흑인 폭동을 다룬 영화다. 다큐멘터리 방식으로 녹여낸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는 폭동의 근원을 파헤친다. 연출은 2008년 <허트 로커>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았던 캐서린 비글로우. 전쟁터의 군인들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며 이들이 전쟁에 중독된 원인을 탐색했던 <허트 로커>만 봐도 <디트로이트>의 영화적 완성도를 가늠할 수 있다.


과연 액션 영화, 전쟁 영화 연출은 남성 감독들의 전유물이란 편견을 깨고 여성 감독으로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선보였던 캐서린 비글로우가 이번엔 흑인 차별과 관련된 역사의 한 장을 어떻게 영화화했을지 기대 만발. 영화 개봉(5월 31일)만을 손꼽아 기다렸던 분들을 위해 두 가지 관전 포인트를 소개한다.



사건을 바라보는 균형감 있는 시선

▲ <디트로이트>는 1967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발생한 폭동 사건에 바탕을 둔다.(출처: 네이버 영화)▲ <디트로이트>는 1967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발생한 폭동 사건에 바탕을 둔다.(출처: 네이버 영화)


디트로이트 폭동은 무허가 클럽을 경찰이 기습 점거했던 사건이 발단이었다. 당시 클럽에 있던 80명의 사람을 강제로 연행해가는 과정에서 많은 시민들이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 했고 그 목소리가 모여 결국 폭동으로 이어졌다.


영화는 폭동의 현장 한가운데 있던 ‘알제 모텔’을 중심으로, 그곳에서 백인 경찰과 흑인들 사이에서 벌어진 잔인하고 억압적인 상황에 집중한다. 폭력을 행사하는 백인 경찰들, 그들의 폭력에 속수무책으로 공포에 떨 수밖에 없던 흑인들. 이 둘의 관계를 극명한 선악 구도로 그려내면서도 동시에 그 사이 경계에 놓인 인물들을 통해서 폭력의 근원을 좀 더 다양한 시점에서 바라보도록 만든다.


▲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존 보예가’가 사설 보안업체 직원 멜빈 역을 맡았다.(출처: 네이버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존 보예가’가 사설 보안업체 직원 멜빈 역을 맡았다.(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의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은 멜빈(존 보예가)이다. 그는 상점을 지키는 보안업체 직원이면서 동시에 알제 모텔에서의 상황을 진압하는 위치에 선 인물이다. 폭력을 통해 상황을 진압하려는 백인 경찰들과는 다르게 정직하고 묵묵한 태도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그의 모습은 당시 공권력이 어떤 모습이어야 했던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한다.


두 번째 인물은 현장에 놓인 백인 여성 중 한 명인 줄리 앤(한나 머레이)이다. 드라마 <왕좌의 게임> <스킨스> 시리즈를 챙겨본 관객이라면 단번에 알아차렸을 한나 머레이가 출연한다. 그녀는 백인이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폭력의 중심에 놓여야 했고, 이런 줄리 앤의 모습은 알제 모텔에서 벌어진 폭력의 근원이 단순한 인종 갈등을 넘어선 것이었음을 폭로한다.


사실감 넘치는 촬영방식, 현장 속으로~

▲ 핸드헬드 촬영과 점프 컷 방식은 당시 현장에 있는 것 같은 사실감을 선사한다.(출처: 네이버 영화)▲ 핸드헬드 촬영과 점프 컷 방식은 당시 현장에 있는 것 같은 사실감을 선사한다.(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는 끊임없이 핸드헬드 카메라 촬영 기법과 점프 컷 방식으로 장면을 묘사한다. 이를 통해 영화는 관객들에게 마치 사건 현장의 한복판에 있는 것 같은 극적인 체험을 선사한다.


<1987> <택시운전사>에서도 사용됐던 두 촬영 방식은 리얼리티 구현에 최적화 되어 장편 극영화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 촬영 시 자주 사용한다. 특히 핸드헬드는 실제 벌어진 사건 속으로 카메라를 들고 들어가는 긴박감이 흔들리는 화면에 고스란히 전달된다. 이는 <디트로이트>에서도 현장감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낳는다. 영화는 당시의 실제 자료 화면을 삽입해 재현과 실재 사이의 경계를 허물어 버린다.


▲ <허트 로커> <제로 다크 서티>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출처: 네이버 영화)▲ <허트 로커> <제로 다크 서티>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출처: 네이버 영화)



감독이 택한 촬영 기법들은 관객들이 영화를 관조적인 자세로 바라보지 않도록 한다. 더욱 적극적인 개입을 유도해 당시 상황에 대해 고민하도록 이끈다. 이러한 감독의 의도는 아마도 1967년 당시 사건이 단순히 역사의 한 장면으로 끝나지 않고 지금도 자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일 것이다. 결국, 다큐멘터리 기법을 통해서 영화 속 현실을 마치 진짜처럼 체험하게 한 것은 지금의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과 고민을 더욱 강조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인종 차별의 문제가 미국처럼 가시화되어 있지는 않다. 하지만 한편으로 시선을 돌려 보면 국내에도 이주노동자와 관련된 많은 문제가 산재해 있음을 알 수 있을 터. 그런 의미에서 <디트로이트>는 추적 스릴러로서의 강렬한 인상과 함께 우리 모두에게 어떤 묵직한 메시지를 시사하는 듯하다.


Posted by SMC 에디토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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