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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비가 쏟아진 17일 새벽 5시. 아직 문을 열지도 않은 잠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앞에 파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합니다. 궂은 날씨에도 대기 행렬은 행사가 진행되는 저녁 7시 반까지 600명이 넘는 사람들로 이어졌는데요. 아이돌 팬미팅 현장을 방불케 하는 열정을 지닌 이들의 정체는 바로 ‘불한당원’!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의 돌잔치를 하러 모인 것입니다. 개봉한 지 1년이 지난 영화지만, 자신을 ‘불한당원’이라고 지칭하는 팬들의 열기는 식을 줄을 모릅니다. 영화계 팬덤 문화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는 ‘불한당원’들. '<불한당>이 이토록 사랑 받는 비결 속으로 빠져봅시다!

  

아이돌 인기에 버금가는 팬덤 문화

불한당 d영화 설경구 임시완▲ 설경구 플랜카드를 들고 열심히 응원 중인 불한당원!


우리나라 영화계 팬덤 문화의 시초는 2000년 개봉한 <박하사탕>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당시 전국 35개 상영관에서 9,416명(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의 관객을 끌어모으는 데 그쳤던 비운의 영화였죠. 하지만 ‘박사모(박하사탕을 사랑하는 모임)’가 형성되어 ‘두 번 보기 운동’을 이끌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표출했습니다. 


최근 <아가씨>는 ‘아갤러’로, <아수라>는 ‘아수리언’으로 특정 팬덤을 형성했습니다. 영화에 대한 깊이있는 해석과 비판을 내놓기도 하고, 영화의 예술 작업을 활용한 각종 창작 굿즈(특정 연예인이나 브랜드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상품)를 생산하기도 하고, 배우와 제작진에게 응원의 의미로 조공을 보내는 등 발전적이고 생산적인 팬덤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 영화 <불한당> 속 현수(임시완)를 바라보는 재호(설경구)▲ 영화 <불한당> 속 현수(임시완)를 바라보는 재호(설경구)


<불한당>은 이러한 팬덤 문화에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있습니다. 개봉 당시 칸 영화제에 초청될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지만, 박스오피스에서 생각만큼 큰 호응을 얻지 못했는데요. 이에 ‘불한당원’들은 개봉 2주 차부터 대관 상영회를 열었고, 약 70회에 이르는 대관 상영회를 통해 누적 관람객 수 93만 명에서 추가로 2만 명을 확보하는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불한당원의 힘은 부가판권 시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지난해 발매된 DVD는 천만 영화 <베테랑>보다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시나리오 북, OST 등도 발매와 동시에 매진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에 대한 애정도 대단합니다. 그중 설경구를 ‘지천명 아이돌’이라 부르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게 할 만큼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는데요. 뿐만 아니라 ‘불한당원’들은 전국 대관 상영회, 지하철 광고, 굿즈 기획 등 숱한 이벤트와 행사로 지금도 영화를 즐기고 있다는 사실! 이처럼 ‘불한당원’들은 영화계에 유례없는 활발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극장을 푸른 빛으로 물들인 “우리가 불한당원이오”

▲ 감독과 배우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 불한당원▲ 감독과 배우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 불한당원


역대급 팬심을 자랑하는 관객들이 모인 만큼 현장의 열기는 대단했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원색의 수트를 즐겨 입는 것처럼, 이번에는 ‘불한당원’이 모두 ‘블루’로 드레스 코드를 맞추고 상영관을 온통 푸른 빛으로 수 놓았는데요. 불한당원들은 이미 수 없이 영화를 본 ‘N차 관람’임에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영화제를 연상케 하는 박수와 환호를 쏟아냈습니다. 



▲ 영화가 끝나고 반가운 표정으로 등장하는 <불한당> 배우들▲ 영화가 끝나고 반가운 표정으로 등장하는 <불한당> 배우들


감독과 배우들이 등장하니 각자 준비한 플랜카드를 꺼내 응원의 목소리를 더하며 분위기는 한껏 고조되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600명을 초청하는 자리에 1,500명이 넘는 팬들이 응모했을 뿐 아니라, CJ엔터테인먼트 페이스북에는 2,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는 후문!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참석한 ‘불한당원’다운 뜨거운 반응이었습니다. 


“불한당원 만나러 내 왔데이~” 


▲ 불한당원 발대식에 이어 <불한당> 1주년 기념 상영회 진행을 맡은 박경림▲ 불한당원 발대식에 이어 <불한당> 1주년 기념 상영회 진행을 맡은 박경림

▲ 다 같이 한 마음으로 케이크 촛불을 부는 감독과 배우들▲ 다 같이 한 마음으로 케이크 촛불을 부는 감독과 배우들


진행을 맡은 박경림의 활기찬 인사로 감독과 배우와의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기다린 ‘불한당원’은 떨리는 마음을 가지고 감독과 배우들을 마주했는데요. 이들의 말이 끝날 때마다 불한당원은 탄성과 환호를 자아냈습니다. 다같이 <불한당> 1주년을 기념하는 노래를 부르고 케이크 촛불을 불며 이 날 행사를 자축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가 남이가” 불한당원 포에버!

▲ ‘불한당원’이 작성한 질문지를 읽어보는 변성현 감독과 김희원▲ ‘불한당원’이 작성한 질문지를 읽어보는 변성현 감독과 김희원

▲ 다 함께 포토타임을 가지는 불한당원, 감독, 배우들▲ 다 함께 포토타임을 가지는 불한당원, 감독, 배우들


‘불한당원’이 메모지에 미리 적었던 질문에 감독과 배우가 하나씩 골라서 대답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극 중 캐릭터 중 하나를 골라서 한마디 한다면?”이라는 질문에 변성현 감독은 임시완에게 “현수(극 중 이름)야, 앞으로 잘 살아라”라고 하며, 군 복무로 참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불한당원, 감독, 배우들이 한데 모여 사진을 찍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영화에서 조직 간에 결속력을 다지는 대사였던 “우리가”를 박경림이 선창하자, 다같이 “남이가”를 외쳤습니다. 그렇게 불한당원들의 엄청난 에너지로 가득했던 행사는 마무리되었습니다. 


불한당원이 말하는 불한당에 ‘감긴’ 이유

※감다: 상대방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인다는 의미로 쓰인 극 중 은어

▲ 행사에 참석한 불한당원, 강주빈 님과 전진 님▲ 행사에 참석한 불한당원, 강주빈 님과 전진 님


Q1. ‘불한당원’이 된 계기는?

전진: 주변에서 영화가 좋다는 이야기를 하도 많이 해서 보게 되었어요. 불한당은 볼 때 마다 새로운 해석이 가능하고 숨어있는 디테일을 발견할 수 항상 새로워요. 이런 매력에 빠져서 30번 이상 본 것 같아요. 그 이상은 세지 않았고요(웃음). 

강주빈: 기존 느와르 장르와 다르게 <불한당>은 색감부터 음악과 조명, 편집까지 굉장히 감각적인 영화라는 점에 빠졌어요. 장면 하나하나 공 들여서 만든 정성이 보이니까 좋아할 수 밖에 없었어요.


Q2.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전진: 극 중에서 재호는 무자비한 사람이지만, 우정을 넘어선 사랑 때문에 점점 인간적인 모습으로 변해가요. 그런 재호가 현수에게 "너는 나 같은 실수하지 마라"고 말하면서 모두 파멸에 이르는 마지막 장면이 가장 마음을 울렸어요. 

강주빈: 경찰 팀장을 맡았던 천인숙(전혜진)은 남성 투 톱 영화에서 자기가 추구하는 바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보기 드문 여성 캐릭터라는 점이 매력적이에요.


Q3. ‘불한당원’으로서의 목표는?

전진: 내년에 전역하는 임시완 배우도 같이 모여서 <불한당> 2주년 기념 상영회를 하고 싶어요. 길게는 <불한당> 10주년 기념 상영회까지 하는 것이 ‘불한당원’의 공공연한 목표이기도 해요.

강주빈: 불한당원은 개인으로 움직이다 보니 공식적으로 모이는 온·오프라인 공간이 없어요. 대관이나 굿즈(특정 연예인이나 브랜드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상품)를 만들고 싶으면 개인이 트위터에 글을 올려서 사람들을 모으고 입금을 받는 방식이죠. 오늘 매고 온 에코백도 굿즈 중 하나예요. 이렇게 계속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불한당>을 즐기고 싶어요.



이번 <불한당> 1주년 기념 상영회에서는 말로만 듣던 불한당원의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불한당은 배우와 스태프가 모여서 만들기는 했지만, 관객들이 영화에 호흡을 더해주셨다”라는 변성현 감독의 말처럼, 한 영화에 시공간을 초월하는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은 관객들의 몫이라는 점을 실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요. 영화를 즐기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는 불한당원들! 우리나라 영화계에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는 이들을 응원합니다.


Posted by SMC 에디토리얼

댓글 3

  • 세번째 사진 당원들 얼굴 모자이크하던지 글 내려주세요

    • 발?

      인터뷰까지 했는데
      당연히 사진공개 동의 한걸텐데?

  • 세번째 사진 좌석에 앉아서 사진찍고 플랜카드들고 있는 당원들 댓글 달 때까지 모자이크없이 얼굴 다 보임 댓글보고 수정한건지 바뀌었지만 난 땡큐상영회갔지 사진공개 동의한적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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