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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노트북이란 놈과 UFC 8각의 링을 방불케 하는 글쓰기 육탄전을 벌이는 나. 하지만 만성피로와 배고픔에 언제나 KO 당하고 만다. 하지만 칼을 들었으면 무라도 썰고 펜을 들었으면 이름이라도 적어야 하는 법. 어렸을 적 글 좀 끄적인 자존심과 잠시나마 작가를 꿈꿨던 추억을 동력 삼아 CJ ENM 오펜 2기의 현장 취재에 동행했다. 최근 드라마, 영화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이라면 들어가고 싶어 하는 그곳, ‘오펜’ 맞다. 하루지만 새로운 곳을 방문한다는 설렘으로 신인 작가들과 힘차게 현장의 문을 두드렸다. “똑똑똑! 여기가 서울지방경찰청인가요?”


오펜(O’PEN) 2기,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왜 나와?

▲ 오펜이 자랑하는 현장 취재 프로그램, 오늘은 서울지방경찰청이다!▲ 오펜이 자랑하는 현장 취재 프로그램, 오늘은 서울지방경찰청이다!


‘탕! 탕! 탕!’ 지난 9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난데 없이 총성 소리가 들렸다. 총성의 주인공들은 바로 오펜 2기 작가들. 서울지방경찰청 현장 취재 프로그램 중 하나로 실제 경찰처럼 시뮬레이션 사격장에서 권총을 들어본 것이다. 사격은 빙산의 일각(자세한 사격 이야기는 잠시 뒤에)! 작가들은 하룻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값진 현장 취재를 했다.

본격적인 현장 스토리로 들어가기 전 혹시 오펜을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살짝(?) 소개해본다. 오펜은 CJ ENM이 드라마제작 자회사 ‘스튜디오 드래곤’, ‘CJ 문화재단’과 협력해 신인 작가에게 국내 최고 수준의 멘토링과 실질적인 데뷔 기회를 제공하는 지원 사업이다. 

2017년부터 시작한 오펜은 지난해에 이어 드라마 작가 20명과 영화 작가 10명으로 구성된 2기를 선발했다. 현장 취재는 오펜 프로그램 중 하나다. 오펜은 작가들이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고, 현장감이 살아 있는 생생한 대본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현장 취재를 과정을 기획했다.


취재파일#1 보고, 듣고, 쏘고?


▲ 서울 교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서울지방경찰청 종합교통정보센터 ▲ 서울 교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서울지방경찰청 종합교통정보센터


오펜 2기 작가들의 현장취재 첫 시작은 ‘서울지방경찰청 종합교통정보센터’.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건 서울 교통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큰 화면, 그리고 각 CCTV로 볼 수 있는 정체 구간 영상이었다. 보는 것만으로 신기함에 모두 집중 모드. 1971년 이곳이 처음 생겼을 때는 고작 10개의 모니터로 시작했다고. 

지금은 모니터 수도 늘어났으며, 200만 화소로 더욱 선명하게 각 도로 상황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의 주 업무는 현장 교통 관리, 교통 정보 제공이다. 이를 위해 센터 사무실 경찰관들은 24시간 상주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이런 교통정보시스템을 통해 도주 차량을 추적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NO! 교통관리 목적으로 사용한다. 단, 타 부서 협조 공문을 받았을 때는 예외다. 이곳에는 이곳에는 교통경찰관뿐만 아니라 각 방송사 리포터들도 상주한다. 이유는 생생한 ‘57분 교통정보’를 전하기 위함. 라디오 교통정보 방송 시 이곳에서 방송을 한다.


▲ 아무리 찾아도 <보이스>의 강권주(이하나) 팀장은 없었다 ㅜㅜ▲ 아무리 찾아도 <보이스>의 강권주(이하나) 팀장은 없었다 ㅜㅜ


최근 방영중인 OCN 드라마 <보이스 시즌2>를 기억하는가? 드라마의 주 배경지인 ‘112신고종합 상황실’이 바로 이곳에 있다. 만약 112 신고가 들어오면 이곳 경찰관들이 접수를 받고 신고 지역에 가장 가까운 순찰차에게 통보해 출동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범죄 강도에 따라 ‘CODE 0~4’까지 나뉘는데, 강력 범죄인 경우 ‘CODE 0’가 발령, 현장 경찰관이 바로 조치할 수 있도록 한다. 하루에 10,000 여건에 이르는 전화를 받으며 시민의 안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 저처럼 해봐요. 요렇게! 이것이 바로 경찰 포스!▲ 저처럼 해봐요. 요렇게! 이것이 바로 경찰 포스!

▲ 표적을 향해 방아쇠를 당겨라~▲ 표적을 향해 방아쇠를 당겨라~


이제는 실전이다. 작가들과 함께 앞서 소개했던 시뮬레이션 사격장에 들어섰다. 앞서 소개했던 시뮬레이션 사격장에서 여성 작가들은 새로운 경험을 즐겼고, 남성 작가들은 과거 군대 시절의 추억에 잠기며 표적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 이런 체험에 빠질 수 없다는 생각에 나 또한 총을 들었는데, 앗! 손끝에서 전해지는 묵직함이 느껴졌다. 실제 38권총과 같은 무게란다. 

참고로 경찰들은 1년에 두 번 사격 시험을 보고, 4번의 실탄 연습을 한다. 총 10번 사격 기회가 주어졌고, 우주의 힘을 손가락에 집중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결과는 50점 만점에 41점. 나름 선방했어!!.


취재파일#2 우리가 몰랐던 경찰의 모습

▲ 현실 경찰의 진짜 얼굴은 아는 사람은 드물다. ▲ 현실 경찰의 진짜 얼굴은 아는 사람은 드물다.


오후부터는 우리가 몰랐던 경찰의 모습을 마주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 주변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 등에서 자주 만나는 경찰을 잘 알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잠시, 그 동안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이 많았다.

‘경찰을 보는 창’이라 제목으로 영상 자료를 설명한 김샛별 경감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비친 경찰의 잘못된 모습을 설명했다. 그 중 하나가 ‘경찰=형사’라는 고정관념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비쳐진 경찰의 얼굴은 단연 형사의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형사는 전체 경찰의 약 20%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 지구대 경찰을 비롯해 해양 경찰, 경비 경찰, 사이버수사대 등 다양한 부서에서 일하는 경찰의 수가 더 많다.


▲ ‘절대 놓칠 수 없어!’ 수첩과 노트북으로 메모 하는 작가들▲ ‘절대 놓칠 수 없어!’ 수첩과 노트북으로 메모 하는 작가들


지구대 경찰이 형사에게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을 많이 봤을 것이다. 더불어 현장 검증에 나선 형사를 따라다니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잘못된 사실이다. 다른 부서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직급에 상관없이 시민의 안전을 위해 일하는 동료일 뿐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경찰이 법인을 구속할 때 말하는 미란다 원칙.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로 시작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김샛별 경감은 형사가 아닌 지구대 경찰을 주인공으로 최대한 현실감을 살린 tvN 드라마 <라이브>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완성도 높은 드라마가 완성될 수 있었던 건 노희경 작가와 김규태 PD 등 제작진과 서울지방경찰청의 지속적인 만남과 협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하며, 신인 작가들에게 최대한 현실감 있는 경찰을 그려달라고 당부했다. 작가들 또한 그런 당부의 말에 답하는 것처럼 각자 노트와 노트북에 빼곡히 적어나갔다.


취재파일#3 육감 & 과학, 현장의 목소리를 듣다!

마지막 시간으로 현장에서 뛰고 있는 경찰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실제 사건 현장을 뛰어다니고 단서를 찾아 끝내 범인을 잡는 이들의 말을 직접 들을 수 있다는 말에 살짝 지쳤던 심신을 일깨웠다. 이런 기회는 흔치 않아!


▲ 강력계 형사가 다 무섭다고? 친절하게 질문에 대한 답을 해주는 미소천사 임용균 강력계장▲ 강력계 형사가 다 무섭다고? 친절하게 질문에 대한 답을 해주는 미소천사 임용균 강력계장


서울에는 몇몇 유명한 형사들이 포진되어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는 서도철(황정민) 형사가 있고, 금천서에는 마석도(마동석) 형사, 강동서에는 강철중(설경구) 형사, 강남서에는 오영달(정진영), 방제수(양동근) 형사 등이 있다.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종로를 꽉 잡고 있는 이가 있으니 바로 종로서 임용균 강력계장이다. 이분을 말씀드릴 것 같으면 그동안 다수의 강력절도범을 검거했으며, 최근에는 미 대사관차량 돌진 사건을 맡은 바 있다.

강력계 형사가 주로 다루는 사건 중 하나인 살인사건. 일단 신고가 들어오면 과학수사팀의 현장 검증이 이어지고, 형사들은 목격자, 신고자 수사를 벌인다. 이후 사체 부검을 통한 정보를 입수하고 범인 검거에 나선다. 검거 시 필요하면 잠복 수사도 병행. 임용균 강력계장은 최대 3일 동안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울릉도 빼고 전국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범인을 잡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총! 하지만 실제 총을 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몸에 맞으면 5만 볼트 전류가 흐르는 ‘테이저건(Taser Gun)도 마찬가지다. 참고로 신입 경찰들은 보호장비 착용 후, 테이저건을 직접 맞아보며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걸 몸소 체험한다.


▲ 현장감식은 이렇게~ 우리나라 과학수사의 현주소를 확인하다. ▲ 현장감식은 이렇게~ 우리나라 과학수사의 현주소를 확인하다.


서울지방찰청 광역과학수사 김진수 경위가 등장했다. 미드 시리즈의 그리섬 반장(윌리엄 피터슨)도 울고 가는 실력자. 현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TV와 강단에도 서며 전문 과학수사기법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이날도 지문, 혈흔, DNA, 법보행 등 신기하고 재미있는 과학수사기법을 소개해줬다. 과학수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바로 DNA다. 

김진수 경위는 범인의 피를 빨아 먹은 모기를 통해 DNA 분석 후 체포한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놀라운 DNA의 힘이지만 화장한 뼈나 정자가 없는 정액에서는 DNA 검출이 안 된다. 더불어 일란성 쌍둥이일 경우 DNA가 동일해 범인 찾기가 쉽지 않다.

DNA만큼 널리 쓰이고 있는 건 지문. 우리나라 외 해외에서는 지문 등록이 필수가 아니다. 하지만 각 나라에서도 범죄자들은 지문을 등록한다. 이들이 우리나라에서 범죄를 일으킨다면 해외 경찰청에 지문을 요청할 수 있다. 참고로 만약을 대비해 외국인 교환학생은 입국 시 지문을 찍는다. 

혈흔 또한 현장 재구성을 위한 좋은 증거다. 벽이나 바닥에 떨어진 혈흔만 봐도 어느 방향에서 살해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과학수사도 현장 보존이 잘 되어야 가능하다. 해외 파견 수사 시 현장 보존이 잘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다. 여기에 CCTV 영상 확보도 쉽지 않다. 다행히 필리핀 한인 거주지 경우 각 집마다 CCTV를 달아 증거 수집이 용이한 편이라고 한다.


어디서도 듣지 못하는 현장 이야기라는 점에서 작가들은 거침없는 질문 공세를 퍼붓고 가열차게 메모해는 모습을 보여주며, 모든 일정을 소화했다. 하루라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정보를 얻어가기란 쉽지 않은 법. 하지만 경찰의 다양한 얼굴과 그들의 사실적인 모습을 마주한 것 자체로서 뜻깊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경찰청 이후 다양한 곳에서의 현장 방문 취재는 계속 이어질 예정. 이 같은 오펜 프로그램을 통해 더욱 전문적이고 사실적인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와 영화가 이들의 손에서 나오기를 응원한다.


Posted by SMC 에디토리얼

댓글 Comment : 1

  • 김명수

    옛날 60대 이상의 영업직에 계셨던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만화 같은
    스토리들이 많습니다
    늦기 전에 많은 것을 발굴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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