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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드라마의 세계에 발을 들이면 알게 된다. 한 번 들어가면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늪이라는 걸. 매일 업데이트 향연이 펼쳐지는 웹드라마는 출근과 퇴근길 사이의 무료함을 시원하게 날려버리는 끝내기 홈런과도 같다. 최근 내게 매회 연타석 홈런을 선사하는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에이틴>. 플레이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순수 작렬 고딩시절로 시간 여행을 하게 만드는 마력의 드라마다.

이 작품에 푹 빠진 이유 중 하나는 OST다. ‘자꾸만, 너’, ’넌 내게 특별하고’ 등 주인공들의 ‘썸’ 타는 장면에서 흐르는 노래가 지친 고막을 힐링해준다. 이 곡의 주인공은 ‘차세대 고막남친’으로 인디씬에서 주목 받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소수빈! 알고 보니 CJ문화재단 뮤지션 지원 프로그램인 튠업 19기로 선정되어 활동 중이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한 번 들으면 자꾸만 듣고 싶어지는 그의 심플하면서도 달달한 보이스는 과연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그를 만나 봤다.


음악, 넌 내게 특별하고~~

▲ 안녕하세요. 튠업 19기로 선정된 싱어송라이터 소수빈 입니다. ▲ 안녕하세요. 튠업 19기로 선정된 싱어송라이터 소수빈 입니다.

 

플라이 투 더 스카이 선배님들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


엥! 이게 무슨 소리인가? R&B 소울 장르와는 어울리지 않는 그가 2000년대 소몰이 창법에 일조한 ‘플라이 투 더 스카이’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 이유를 찾아 비공식 첫 무대였던 초등학교 수학여행 시절로 돌아가 보자. 당시 큰 선물이 걸린 반 대항 장기자랑을 앞두고 있었다. 이때 소수빈은 친구의 추천으로 얼떨결에 나갔고,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노래를 불렀다. 결과는 1등. 큰 선물보다 더 값졌던 건 음악으로 대동단결된 아이들의 관심 어린 시선이었다.

실질적으로 음악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중학생 때부터였다.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을 능가하는 강력한 엄마의 반대에 부딪히지만, 형의 도움으로 어렵사리 등록한 음악학원. 그곳에서 실질적인 음악 공부를 하게 됐다. 그곳에서 ‘에이핑크’ 멤버인 정은지와 함께 수업을 들었고, 그 연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 힘든 시기를 버티고 완성한 게 바로 ‘소심’ 시리즈죠. ▲ 힘든 시기를 버티고 완성한 게 바로 ‘소심’ 시리즈죠.


2012년 드디어 인디레이블 ‘파스텔뮤직’에 들어간 소수빈은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인 줄 알았다. 하지만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5년 동안 피처링으로 참여 곡만 있었을 뿐 자신의 목소리를 담은 곡 발표는 계속 미뤄졌다.

마침내 2016년, 싱글 ‘oh-i’를 통해 데뷔. 그러나 기쁨도 누릴 새 없이 2017년에 회사와 결별했다. 5년 동안 뭘 했는지 회의감이 든 그 시기에 음악을 관두려고도 했다. 하지만 그를 붙잡은 건 자신만의 음악을 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곡에 담겠다는 마음으로 낮에는 알바를, 밤에는 곡 작업을 병행했다. 지친 몸을 이끌고 밤을 새우면서 만든 곡이 바로 ‘자꾸만, 너’였다. ‘소심’ 시리즈의 첫 곡인 동시에 그가 가장 애착을 가진 곡이다. 이후 ‘솔직하게’, ‘자장가’, ‘길을 잃은’을 연달아 발표했다. 힘든 시기 깊은 생각에 잠기며 만든 곡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고, 소수빈이란 이름을 기억하기 시작했다.


튠업, 길을 잃은 순간에 찾아온 도전

▲ 기회는 잡으라고 있는 법! 튠업 지원 기회가 있다면 무조건 지원해봐요.   ▲ 기회는 잡으라고 있는 법! 튠업 지원 기회가 있다면 무조건 지원해봐요.


소심 시리즈 발표 후, 10cm, 옥상달빛이 소속되어 있는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 산하 ‘피치스레이블’에 합류한 그는 싱글을 발표하고 각종 페스티벌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튠업 19기’ 지원 기회가 찾아왔다.

CJ문화재단의 ‘튠업’은 실력이 출중한 신인 및 기존 뮤지션들을 대상으로 그들만의 음악 세계를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튠업 프로그램 참여 팀으로 선정되면 앨범 제작과 발매, CJ아지트 광흥창 등 다양한 공연 및 페스티벌, 교육, 홍보·마케팅까지 체계적인 지원을 받는다. 참고로 튠업에 선정된 뮤지션을 살펴보면 아시안체어샷, 이진아, 멜로망스, 아이엠낫, 새소년, 카더가든, 죠지, 아도이 등이 있다.

튠업에 지원하기 전까지 소수빈은 단 한 번도 경연에 참여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일까? 좋은 기회라는 건 알았지만 테스트라는 두려움이 앞섰다. 게다가 실력이 쟁쟁한 지원자들 소식을 알게 되면서 1차 서류심사에서 떨어지는 건 아닐지 막막했다.


▲ 튠업 19기 본선 무대에 선 소수빈 (출처: CJ문화재단)▲ 튠업 19기 본선 무대에 선 소수빈 (출처: CJ문화재단)

 

신청하기까지 고민을 많이 했지만, 그냥 재미있게 하자는 마음으로 지원했어요.


다행히 1차 서류 심사에 붙었고, 2차 실연 심사에 참여한 그는 무대에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심플한 멜로디에 달달한 보이스를 살려는 방법으로 건반과 기타로만 무대를 꾸몄다. 밴드를 구성해 임팩트 강한 사운드를 들려줬던 타 팀들과는 다른 행보였다. 차별성으로 승부를 보자는 작전(?)을 바탕으로 그는 칠흑 같은 어둠을 꿰뚫고 나오는 빛처럼 ‘길을 잃은’ ‘자꾸만, 너’를 소신껏 불렀다.

얼마 후 튠업 19기 선정 소식을 들은 소수빈은 2002년 월드컵 4강을 이뤘을 때의 환호성은 아니었지만, 회사 식구들에게 격려와 칭찬을 받았다. 얼떨떨했지만 이내 오랜만에 느끼는 성취감은 기쁨 그 자체였다. 새로운 소속사에 들어가면서 더 좋은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는 중압감과 곡 작업에 따른 매너리즘에 빠져 길을 잃은 것 같은 상황이어서 튠업 19기 선정 소식은 그에게 큰 선물과도 같았다.

튠업 19기 선정 이후, 그는 다양한 공연 무대에 오르는 등 다양한 지원 혜택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열린 홍대 라이브 클럽 데이에 죠지, 키더가든, 아도이 등 튠업 19기 뮤지션들과 함께 관객을 만났다.

8월에는 튠업스테이지 글로벌 8번째 공연이었던 재즈팝 싱어송라이터 바우터 하멜(Wouter Harme)의 오프닝 무대에 섰다. 그는 튠업 뮤지션으로 선정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바우터 하멜 공연에 설 수 있겠냐고 소감을 전하며, 대기실에서 수줍게 영어로 나눈 대화를 잊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나올 앨범 작업은 물론, 다문화가정 청소년과 위기 청소년들에게 음악교육을 지원하는 ‘튠업음악교실’ 참여도 기대하고 있다.


<에이틴> OST와 첫 단독 콘서트 ‘소수빈’



웹드라마 <에이틴>과 소수빈은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드라마 영상에 달린 댓글을 보면 심심치 않게 그의 이름을 볼 수가 있다. 그가 작사 작곡한 ‘자꾸만, 너’와 ‘넌 내게 특별하고’ 두 곡이 드라마 삽입곡으로 인기를 얻었기 때문. 유튜브 ‘아지트 라이브' 채널에 업로드 된 두 곡의 댓글을 보면 “<에이틴> 보고 넘어왔어요”라 할 정도로 드라마의 인기는 곧 소수빈의 인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12번째 에피소드에서 주인공인 남시우(신승호)가 도하나(신예은)에게 수줍은 고백을 할 때 흘러나온 ‘넌 내게 특별하고’는 첫사랑의 달콤함을 배가시켰다. 드라마 방영 전까지 미완성이었던 이 곡은 OST에 적합하다고 판단, 극중 인물들의 심리를 반영한 곡을 만들었다. 가사 내용을 살펴보면 살짝 오글(?)거림을 피할 수 없지만, 그게 바로 이 곡의 맛. 소수빈의 달달한 보이스와 해바라기처럼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의 절묘한 조합 꼭 한 번 들어보시라.


▲ 기타를 수빈 품 안에~~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연습 또 연습! ▲ 기타를 수빈 품 안에~~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연습 또 연습!


지난 8월 26일, 소수빈은 자신의 첫 단독 콘서트를 가졌다. 자신의 이름을 콘서트 명으로 사용한 그는 자신을 보러 와준 팬들 앞에서 그동안 발표곡과 미발표곡을 모두 모아 무대에서 불렀다. 눈물 흘린 팬을 보며 자신도 눈가가 촉촉해졌다는 그는 이번 공연이 팬들과의 소통을 비롯해 자신을 점검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아직 부족한 자신을 확인하며 앞으로 채워나갈 것을 되짚어봤다는 그의 이야기에 프로다운 면모를 볼 수 있었다.


쉿! 솔직하게 자신 있게!

▲ 소수빈만의 음악은 이제 시작입니다. 지켜봐 주세요!▲ 소수빈만의 음악은 이제 시작입니다. 지켜봐 주세요!


소수빈. 빼어날 수(秀)에 빛날 빈(彬)이라고 한다. 할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은 그 뜻처럼 이제야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다. 그동안 부침도 겪는 등 힘든 일도 있었지만 음악을 놓지 않았던 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이자, 각박한 삶을 잠시 잊을 수 있는 피난처였기 때문. 이런 이유에서 그는 누군가에게 속삭이듯 달달한 목소리에 순수한 시절의 감성을 담아 부르고 또 불렀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금의 소수빈 만의 음악이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었다.

 

제 노래를 듣고 아름다운 시절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아마도 제가 느꼈던 청춘의 감성을 솔직하게 담아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솔직하고 자신 있게 저만의 음악을 하고 싶어요.


소수빈은 새로운 싱글 앨범을 만들기 위한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든든한 튠업 지원을 통한 첫 작업이기 때문에 그 또한 기대 하고 있다. 오는 10월에 열리는 ‘그랜드민트페스티벌 2018’에 참여하는 등 관객들과의 지속적인 만남도 준비 중이다. 음악을 통해 자신을 더 많이 보여줄 거라는 소수빈. ‘마침 어두워질 땐 너의 별이 돼 줄게’라는 ‘넌 내게 특별하고’의 가사처럼 오랫동안 대중들에게 기억되는 별이 되길 바란다.

Posted by SMC 에디토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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