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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컬처 칼럼] 마미손과 유튜브


고공행진 중인 <쇼미더머니777>에 낯익지만 낯선 인물이 경쟁에 참여했다. 핑크색 복면을 뒤집어 쓰고 폭염 속에서 프로듀서들의 심사를 하루 종일 기다린 그는, 복면 속 눈빛과 안경, 그리고 목소리로 누군가를 한번에 떠올리게 했지만, 한사코 그가 아니라 항변했다.

그리고 보란 듯이 연상케한 누군가의 전매특허 ‘가사 까먹기’로 랩을 절어버리면서 폭염보다 더 뜨거운 불구덩이에 처박히고 만다. 여기까지는 어느 한 래퍼의 쇼미도전기가 너무도 빠르게 막을 내려버리는가 했다. 그 래퍼는 스스로를 ‘마미손’이라 불렀다.

 

마미손, 올해 최고의 기믹 캐릭터

 

오케이, 계획대로 되고 있어.


▲ 마미손의 ‘계획대로 되고 있어’의 의미는?(사진 출처: 마미손 <소년챔프> MV) ▲ 마미손의 ‘계획대로 되고 있어’의 의미는?(사진 출처: 마미손 <소년챔프> MV)


마미손이 대체 누군지에 대한 토론은 인터넷 상으로 활발히 펼쳐졌다. 사실 무의미한 토론이었던 것이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가 실제 누구인지는 쉽게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미손은 매드클라운이다”라는 것이 기정 사실화되고 이에 대한 이슈가 소멸될 때쯤, 매드클라운은 ‘마미손은 본인이 “아니라”’는 의견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야기한다. 더 나아가 매드클라운은 마미손의 인스타그램 계정 사진을 캡쳐해 리그램 해놓고는 “기믹이 과하다. 상업적이다”라는 독설을 내뱉는다. 주목할 점은 마미손 인스타그램 계정의 사진의 텍스트가 “계획대로 되고 있어”라는 것.



마미손은 <쇼미더머니777> 1회 방송에 등장하고, 2회에 “불구덩이에 쳐박혀” 예선에서 떨어진다. 방송 시점으로는 9월 14일(금). 그리고 같은 날 유튜브 “Mommy Son”이라는 이름의 신규 계정에 한 곡의 뮤직비디오가 업로드된다. 배기성이 피쳐링한 다분히 키치적 성격의 곡 <소년점프>. “폭염에 복면쓰고 불구덩이 쳐박힌 내 기분을 니들이 알아?”라는 만화적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이 곡은 “한국힙합 망해라”로 번지다가 결국 “오케이, 계획대로 되고 있어”라는 훅으로 수렴된다. 전에 없던 키치한 힙합넘버에 조회수는 폭발적으로 반응한다.

뮤직비디오의 촬영 시점이 언제였을지는 모르더라도 마미손이 탈락되는 장면이 방송되는 날 해당 비디오가 업로드된 것은 실제 계획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더 들어가서는 마미손이 <쇼미더머니777>에서 매드클라운의 트레이드마크인 ‘가사까먹기’로 탈락한 것 자체 또한 계획에 의한 것은 아니었을지 합리적 의심에 이르기까지 한다. 심사위원들을 ‘악당’이라고 일컫고 ‘음원사이트’의 분배율까지 여러 인터뷰에서 문제 삼으면서 마미손은 가면 뒤에 숨은 기믹을 통해 다양한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다.


TV는 거들뿐~ 유튜브가 메인, TV는 서브

▲ 마미손의 <소년점프>, 유튜브로만 음원 공개? (사진 출처: 마미손 <소년챔프> MV)▲ 마미손의 <소년점프>, 유튜브로만 음원 공개? (사진 출처: 마미손 <소년챔프> MV)


마미손의 <소년점프>는 유튜브로만 공개되었다. 대다수의 뮤지션들이 그러하듯 유튜브는 뮤직비디오를 통해 어떤 특정 음원을 프로모션하는 역할로 활용되었다. 메인이 아니라 서브였던 셈. 그러나 마미손은 ‘악당’인 음원 플랫폼을 과감히 버리고 유튜브로만 음원(뮤직비디오)를 공개한다. 10월 29일 현재 스코어 약 2,500만 조회수는 아주 보수적으로 잡더라도 view 수 당 1원의 수익으로 계산해봤을 때 2,500만원이라는 순수익을 벌어준다. 정상적인 음원 유통을 통했다면 가능했을지 의심되는 수치.

마미손은(본인은 부정하고 있지만) ‘매드클라운’이라는 1차 기믹에서 또 하나의 얼터이고(Alter-Ego)로 칭할 법한 ‘마미손’이라는 기믹 캐릭터를 창조해, <쇼미더머니>라는 파급력있는 방송을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유튜브를 메인 플랫폼으로 활용해 수익을 거둬들인다. 코드커팅 시대에서 유튜브 인플루언서 뿐 아니라 모든 문화예술계 크리에이터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진보적인 스텝이다.



지금과도 같은 거대한 후폭풍까지 그의 계획에 있었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이는 디지털 시대에 가장 걸 맞는 것일지도 모른다. ‘악당’ 음원 플랫폼을 통하지 않고 음원을 유튜브에 직접 유통시키는 것이 보다 더 손쉽고 때문에 자연스러운 시대를 맞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미손의 세계관이 어떤 식으로 확장될 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시점에선 ‘소년점프’는 새로운 시대의 마일스톤(milestone)이 될 수도 있다. “이 만화에서 주인공은 절대 죽지 않아” 마미손을 응원한다.


PS: [디지털 컬처 칼럼]을 담당하게 될 CJ ENM 디지털사업부 제작 2CP 한창헌 님은 음악과 글쓰기를 즐기며, 언제나 문화 전반에 촉수를 열어둔다. 이를 통해 tvN 마케팅팀에서 SNL 코리아 마케팅을 담당하고, 최근 tvN 흥베이커리 <최자로드>가 탄생했다. 이번 칼럼은 그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 콘텐츠로 변모하는 대중 문화의 특성을 ‘콕’ 집어줄 예정. 그가 안내하는 디지털 컬처 콘텐츠의 세계를 기대하시길.

Posted by SMC 에디토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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