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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8~21일 제주도에서 열린 ‘대한민국 최초의 PGA투어 정규대회’ THE CJ CUP @ NINE BRIDGES(이하 'CJ CUP')가 성황리에 마쳤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총 4 만 명이 방문했다. 이처럼 세계적인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었던 건 많은 이들이 노력이 모였기 때문. 특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맡은 바 책임을 다했던 자원봉사자들이 큰 역할을 했다.

전 세계 226개국 10억 가구에 원활한 중계방송을 위해 도움을 준 TV 서포터 자원봉사자들의 노력도 한 몫 했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움직이며 골프 중계 방송사에 생생한 상황을 전달한 TV 서포터 자원봉사자 3인방. 자비를 들여 대회에 참여한다는 그들의 말에 CJ CUP을 향한 남다른 애정과 열정을 묻어났다.

 

골프가 맺어준 인연

▲ (왼쪽부터) TV 서포터 자원봉사자 박유현 님, 최선근 님, 전승현 님▲ (왼쪽부터) TV 서포터 자원봉사자 박유현 님, 최선근 님, 전승현 님


캐나다에서 골프 선수로 활약하다 현재 홍콩에서 사업하는 최선근 님,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니며 골프 선수로 활약중인 전승현 님, 필리핀으로 골프 유학을 떠난 박유현 님. 다른 나라에서 각자의 삶을 살고 있었던 이들이 자원봉사자로서 함께 할 수 있었던 건 다름아닌 골프 때문이다.

항시 가슴속에 골프를 향한 애정을 품고 있었던 이들은 인천 송도에서 PGA 투어 주관 ‘2015 프레지던츠컵(President's Cup)’이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대회는 라이더컵, 월드골프챔피언십(WGC), EMC월드컵과 함께 세계 4대 국가대항전으로, 당시 아시아 최초 개최였던 것. 이들은 골프 팬으로서, 한국인으로서 PGA 대회가 우리나라에 열린다는 것에 자긍심을 갖고 자원봉사를 지원했다. 박유현 님 경우에는 군 휴가 때 대회 개최 소식을 접하고 바로 지원했다고.

 

▲ 2011년부터 미국 PGA 대회 자원봉사자 경험이 있는 전승현 님▲ 2011년부터 미국 PGA 대회 자원봉사자 경험이 있는 전승현 님


마음이 통했을까.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게 된 이들은 TV 서포터로 활약하며 성공적인 대회 개최에 온 힘을 쏟았다. 생각보다 몸은 힘들었지만 보람은 컸다. 세계적인 대회에서 자원봉사자로 함께 했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웠다. 2011년부터 미국 PGA 대회에서 드라이빙 레인지(실외 골프 연습장), 스코어 키핑(점수 기록) 등 다양한 자원봉사를 경험했던 전승현 님도 감회가 남달랐을 정도였다. 이를 계기로 서로 빈번하게 연락하는 사이가 되었고,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중국, 필리핀 등 국내외 골프대회 자원봉사자로 함께 참여하게 됐다.


CJ CUP은 꿈을 이어주는 대회


2017년 이들에게 우리나라 최초 PGA투어 정규 대회인 CJ CUP 개최 소식이 들려왔다. 이 기회를 놓칠세라 세 명 모두 곧바로 자원봉사자 신청을 했다. 프레지던츠컵 이후 세계적인 대회가 그것도 아름다운 제주에서 열린다는 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는 후문. 자원봉사자로서 제주에 도착한 이들은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열심히 뛰었다.


▲ TV 서포터 자원봉사자들은 선수 플레이가 끝나면 스코어 기록원과 꼼꼼하게 체크한다.▲ TV 서포터 자원봉사자들은 선수 플레이가 끝나면 스코어 기록원과 꼼꼼하게 체크한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2년 연속 TV 서포터 업무를 맡은 이들은 선수들을 따라다니며 일거수일투족을 수시로 체크한다. TV 서포터는 현장감 있는 상황을 방송사에 수시로 보고 하는 게 주목적이다. 어떤 선수가 몇 번째 샷을 준비하고, 당일 컨디션과 자세도 꼼꼼하게 파악한다. 샷 거리, 바람 방향 등 스코어 기록원과 크로스 체크를 하면서 관련 정보를 무전기로 전달한다. 방송사는 이들이 전한 정보를 영상 자막으로 내보낸다. TV 서포터 경우 해외 방송사에 상황을 전달해야 하므로 영어는 기본, 이런 능력은 필드에서 해외 선수들의 통역에도 도움을 준다.


▲ 선수들의 골프채처럼 이들에게 중요한 건 무전기와 스코어 판▲ 선수들의 골프채처럼 이들에게 중요한 건 무전기와 스코어 판


이들의 일과는 5시부터 시작이다. 숙소에서 모든 준비를 마친 후 7시까지 현장에 도착하면 당일 스케줄을 확인한다. 18그룹 중 동행하는 그룹에 속한 선수들을 파악하고 전달 스코어와 컨디션도 파악한다. 평균 5시간 정도 걸리는 이 동행에서 이들은 매의 눈으로 확인 또 확인한다. 담당 그룹의 경기가 끝난다고 해도 업무가 끝나는 건 아니다. 늦게 시작한 그룹에 투입되거나 브룩스 켑카, 저스틴 토마스 등 특정 선수를 전담 마크하며 18번홀 경기가 마무리될 때까지 눈을 떼지 않는다.


▲ 시선 고정! 공이 가는 방향과 안착 지점을 파악한다. ▲ 시선 고정! 공이 가는 방향과 안착 지점을 파악한다.


아침부터 선수들을 따라다니느라 점심을 거르기 일쑤다. 1~18번 홀까지 걸어 다녀야 해 몸은 고되다. 하지만 PGA라는 꿈의 대회에서 세계적인 선수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은 이들이 이곳에 온 이유 중 하나다. 현재 골프 선수로 활동 중인 전승현 님과 박유현 님은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고 배울 수 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둔다. 이 경험은 프로 골프 선수라는 꿈을 이어주는 다리(Bridge to Realization)의 역할을 한다. 이런 이유에서 박유현 님은 지난 대회 4라운드를 잊지 못한다고 전했다.



4라운드 때 상위그룹을 담당했는데, 두 번 연속 진행된 연장 승부를 가까이에서 지켜봤던 게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단 한 번의 플레이로 우승에 가까워지다 보니 두 선수 모두 집중력이 대단했죠. 큰 경기, 중요한 경기일수록 집중력이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낀 계기였어요.


최선근 님은 유독 경기를 잘 풀어나가지 못하는 선수와 동행했을 때 자신도 모르게 장기판에서 훈수 두듯 속으로 플레이에 대해 코치 하는 자신을 발견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만큼 선수와 동화되어 경기를 뛰고 있다는 걸 말하는 듯했다.

 

10년 동안 함께하자는 약속

▲ 자비를 들여 대회에 참여하는 게 이상한가요?▲ 자비를 들여 대회에 참여하는 게 이상한가요?▲ 자비를 들여 대회에 참여하는 게 이상한가요?


세 명 모두 한 해 평균 4번 정도 다수의 골프 대회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이 중 1년에 모두 모여 함께 일하는 건 CJ CUP이 유일하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살다 보니 좀처럼 모이기 힘든 상황에서 CJ CUP 자체가 이들에게 소중한 만남의 장소인 것. 이런 이유에서 매번 대회 일정을 체크하고, 일정이 나오면 항공권부터 예약한다.


해외에서 우리나라로 올 때는 자비를 들여요. 다행히도 제주편 비행기는 대회 측에서 마련해주니 너무 감사하죠.


자비를 쓰면서까지 이들이 오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골프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 애정은 가족들도 이해하는 편이다. 세 명의 가족 모두 골프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들이 귀중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CJ CUP에 참여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심지어 부러워한다. 전승현 님은 PGA 대회 자원봉사자들은 참가비를 내고 참여한다며, 세계적인 대회인 CJ CUP에 자비를 들여서 오는 게 아깝다는 생각을 한 적 없다고 말했다.



작년 CJ CUP 대회를 마치고 이들은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처럼 그린 위에서 10회 대회가 열리는 2026년까지 함께 하자고 약속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CJ CUP만은 꼭 함께 참여하자고 말이다. 자신들의 작은 노력을 더 해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PGA 대회를 잘 치를 수 있다는 것을 해외 골프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통했던 것.



우리나라 사람으로서 CJ CUP에 참여하는데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이 마음을 모아 매년 멋진 경기가 열릴 수 있도록 보탬이 되고 싶어요.



인터뷰 초반 ‘자비를 들여 대회에 참여한다’는 말이 낯설게 느껴졌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자신들이 너무 사랑하는 골프, 그것도 세계적인 대회에 참여하는 일원으로서 활동한다는 것 자체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라는 걸 이들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그 마음 변치 않고, 내년 이 대회에서도 꼭 만나기를 바란다.

Posted by SMC 에디토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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