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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영화 같다!” tvN, OCN 방영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내뱉었을 말이다. 그만큼 과거 드라마와 다르게 때깔부터 좋다는 의미. 이 같은 고퀄리티 작품을 지속적으로 만날 수 있는 건, 후반작업을 통해 매 컷 스토리와 공간 특성에 맞춰 영상의 밝기나 채도, 색상 등 색보정(DI) 작업을 담당하는 Tech Creation2팀 이동환 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간의 공으로 지난 11월 ‘2018 대중문화예술 제작스태프대상’ 장관표창을 받았다. 그를 만나기 위해 후반작업이 한창인 드라마편집실로 직행! 어두운 스튜디오에서 홀로 작업물과 씨름하는 모습이었지만, 드라마에 빛을 내는 일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전자공학도에서 방송제작 스태프로

▲ 영화 같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동환 님.▲ 영화 같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동환 님.


지난 2000년 CJ 미디어에 입사한 이동환 님은 약 18년 동안 방송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위해 열심히 노력해 왔다. 전자공학과를 전공했지만, 대학 방송국 활동에선 기술이 아닌 제작 PD로 직접 대본 작성, 음악 선곡 등을 담당하며 흥미를 느꼈었다. 졸업 후 잠시나마 반도체 회사를 다니며 외도 아닌 외도를 했지만, 3개월만에 퇴사를 하고 CJ 미디어와의 연을 맺었다.

처음부터 드라마 후반작업을 맡은 건 아니다. 입사 당시에는 드라마 제작을 하지 않았던 터라 그는 기술부문에 들어가 방송 전반에 걸쳐 기술 스태프로 활동했다. 중계차를 타며 제작 현장에서의 녹화 생방 업무 및 스튜디오, 송출실, 부조정실 등에서 일을 하며 방송이 만들어지는 A to Z를 모두 경험했다. 이후 예능 프로그램의 후반작업을 시작으로 현재 까지 DI(Digital Intermediate)와 종합편집을 진행하면서 업무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색으로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 일


본격적으로 드라마 작업을 맡은 시기는 2014년이다. 드라마 DI 작업을 자체적으로 해보자는 당시 드라마 제작본부의 제의를 받았었다. 예능, 리얼리티 프로그램 등 후반작업에서 색보정 작업은 했었지만 막상 드라마라는 장르에서의 색보정은 전문 분야가 아니었기 때문에 고민은 많았다. 하지만 새로운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의 마음을 움직인 건 무엇이었을까?


뭔가 창조적이고 새로운일에 도전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러던 찰나에 드라마 후반작업 담당 요청이 들어왔고, 조금이라도 제 생각을 담아서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해보기로 마음먹었죠.


▲ <미스터 션샤인> 작업물을 예시로 첫 DI 작업 시 힘듦을 얘기한 이동환 님.▲ <미스터 션샤인> 작업물을 예시로 첫 DI 작업 시 힘듦을 얘기한 이동환 님.


호기롭게 ‘도전’을 외쳤지만 일은 쉽지 않았다. 예능 프로그램으로 DI를 경험한 바 있지만, 부서내에서도 드라마라는 장르를 한적이 없던 터라 배우거나 업무에 대해 조언을 들을 수가 없었다. 처음엔 드라마 컨셉트에 맞는 색보정 기준을 잡기가 어려웠다. 아무리 집중해서 드라마 한 회 작업을 마쳐도 휴식 후 결과물을 다시 보면 톤이 맞지 않아 수정하기를 반복.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 한 회 작업 소요 시간은 3~4일이상 걸렸다. 지금과 비교하면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 이런 힘든 과정을 거쳐서 완성된 드라마가 바로 송지효, 최진혁 주연의 <응급남녀>였다.


다행히 시청률(최고 시청률 5.1%(닐슨코리아 제공))이 좋아서 마음의 짐을 좀 덜었어요.(웃음)


▲ <미스터 션샤인>의 마지막 장면 before & after. 색보정의 차이 이제 아시겠죠?▲ <미스터 션샤인>의 마지막 장면 before & after. 색보정의 차이 이제 아시겠죠?


그는 작품을 거듭하면서 색보정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나갔다. 당시 CJ ENM은 공중파 드라마와의 차별성을 두고자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는데, 이중 차별화된 영상미 구현이 포함됐다. 개인적으로 영화 같은 색감을 표현하자는 목표아래, 많은 영상을 모니터 했고 조금은 과감할 정도로 드라마의 콘셉트에 맞춰 색감을 입히고 보정작업을 진행하였다. 물론 이 같은 작업은 사전에 연출감독과 촬영감독 등 제작 주요 스텝들과의 미팅을 거친 후에 진행되고, 완성된다. 특히 최대한 작품을 살릴 수 있게 작업한다는 기준 아래 제작진들의 의견을 반영하며 절충점을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완성된 주요 작품이 <아름다운 나의 신부> <디어 마이 프렌즈> <도깨비> <보이스> <시카고 타자기> <비밀의 숲> <미스터 션샤인> <백일의 낭군님> 등이다. 이중에서 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는 모든 작품이 기억에 남지만 <미스터 션샤인>과 <백일의 낭군님> 가장 최근에 마친 작품이기도 하면서 새로운 장르, 시도도 많이 했던 거 같다고 말한다.

<도깨비>에 이어 또 한 번 이응복 감독과 김은숙 작가의 작품에 참여한 <미스터 션샤인>은 시대극을 배경으로, 멜로와 액션 장면 등에 맞춰 색감 차별화를 시도했다. 특히 멋진 풍광을 배경으로 외롭지만 꼿꼿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온 몸을 바친 인물들의 모습을 멋지게 담으려는 노력을 했다.



<미스터 션샤인> DI를 진행할때 전체적인 분위기와 씬이 최대한 돋보이면서, 영상적으로 전하려는 메시지 등이 잘 전해질 수 있도록 진행하고자 한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특히 씬에 따라 놓칠 수 있는 부분 예를 들어 어두운 공간에 인물이 잘 보이지 않더라도 색보정을 통해 인물의 표정, 눈의 움직임 등 작은것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으니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등 많은것을 배우면서 작업을 한거 같아요.


▲ <백일의 낭군님>의 before & after 장면. 세련되고 아름다운 영상미 구현은 요렇게!▲ <백일의 낭군님>의 before & after 장면. 세련되고 아름다운 영상미 구현은 요렇게!


<백일의 낭군님>은 사극이지만 정통 사극과는 또 다른 퓨전 사극으로, 색으로 공간의 표현과 느낌을 만들어 내고자 노력했다. 전체적으로 세련되고 아름다운 영상미에 포인트를 준 그는 극의 주 배경지 중 하나인 ‘송주현 마을’과 ‘궁’의 느낌을 달리 가져갔다. 송주현 마을은 동화 같은 느낌을 위해 따스하고 부드러운 톤을 중심으로 작업했고, 반대로 궁은 강한 톤의 블루와 그린의 느낌을 가미해 차별화 했다고.

 

수상의 기쁨? 아직도 갈 길은 멀다

▲ 하다 보니 이렇게 많은 작품의 후반 작업을 하게 되었네요. 하하.▲ 하다 보니 이렇게 많은 작품의 후반 작업을 하게 되었네요. 하하.


올 하반기에 들어와서 그는 쉴 틈 없이 바빴다. <미스터 션샤인> <백일의 낭군님> <보이스 시즌2>까지 총 세 작품을 동시에 맡아야 했기 때문이다. 통상 DI 작업 후 종합편집까지 하는 경우가 많아서 쉴 틈이 없었다. 그는 어두운 작업실을 집 삼아, 수많은 모니터에 비치는 드라마 인물들을 친구 삼아 묵묵히 자신의 일을 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노력을 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니 ‘2018 대중문화예술 제작스태프 대상’ 장관표창을 받은 게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일을 잘해서 받은 게 아니라 앞으로 좀 더 잘하라는 의미가 반영된 상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앞으로 더 발전하는 계기로 삼으려 합니다.


주위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해서 본인이 만족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아직도 DI 작업에 미진한 부분이 많고 계속해서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에 가득하다.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 타 방송사 드라마 첫 회는 무조건 챙겨보며 드라마 톤이나 색감을 어떻게 썼는지 확인한다. DI 장비와 프로그램 중 모르거나 새로 나온 기능이 있으면 시간을 쪼개서라도 배우려 한다. 이는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그만의 노력 포인트. 하지만 시청자들이 그의 모든 노력을 알지 못한다는 건 아쉬울 수 밖에 없는 일. 그러나 그는 웃으며 괜찮다고 말한다.


▲ 드라마가 사랑 받으면 저 또한 기분이 좋아요.▲ 드라마가 사랑 받으면 저 또한 기분이 좋아요.


어느 날 CG 담당자가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CG 작업을 잘했다는 칭찬보다 아예 CG 이야기가 안 나오는 게 좋다고요. 그만큼 자신의 작업이 드라마에 잘 녹아 들었다는 것으로 만족한거죠.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색감이 좋다’는 말도 저에겐 더없이 좋은 칭찬이지만 더 나아가 ‘드라마가 좋다’라는 말을 듣는게 더 좋은거 같습니다. 드라마가 좋은 평을 받으면 저 또한 좋은 평을 받는거 같거든요.



이동환 님은 수많은 모니터에 휩싸여 장면 마다 세심한 터치로 결과물을 뽑아야 하기에 안구 건조증에 시달리며, 사방이 막혀있는 공간이라 건조한 공기와의 사투도 벌인다. 이런 직업병을 소개하면서도 그는 웃음을 잃지 않으며, 즐거워서 하게 된다는 말로 자신의 일에 애착을 내보였다. OCN 오리지널 드라마 <프리스트>, Olive 드라마 <은주의 방>의 DI 작업 중인 이동환 님. 만약 두 드라마를 만날 기회가 있다면 그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색의 마법을 오롯이 체험하시길 바란다.

Posted by SMC 에디토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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