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양의 조용하던 아동센터가 시끌벅적해졌습니다. 오후 5시, 어린 아이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아이들이 교복을 입고 '꾸매그린아동센터'로 모여들었답니다. '간식 좀 먹고 가라.'는 선생님의 말씀도 못들은 듯 아이들이 떼를 지어 아동센터 옆 체육관으로 뛰어갔죠. 개성과 활기가 넘치는 아이들이에요.^^ 체육관에서는 이곳 양양의 극단인 굴렁쇠의 김귀선 단장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느지막이 해가 저물어가려는 시간, 아이들의 새로운 하루가 시작됩니다! 


'꾸매그린아동센터'의 아이들은 큰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1년에 걸쳐 준비한 연극을 무대에 올린다는계획이 그것이죠. 그것도 기성의 연극이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대본을 완성해 연기하는, 아이들의 목소리와 생활이 담긴 연극입니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CJ도너스캠프의 '스테이지 포 유(Stage For You)' 프로그램의 지원이 있었기에 계획을 세우고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스테이지 포 유'는 공부방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예술적인 재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문화예술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CJ도너스캠프가 2010년부터 진행하는 문화예술 동아리 지원프로그램이랍니다. 

지난 4월 국민 오디션 '슈퍼스타K'가 시즌3의 생방송 문자투표로 얻은 수익을 공부방 아이들의 교육 비용으로 기부하였는데요. 이 수익금이 '스테이지 포 유'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 울랄라세션, 버스커버스커, 투개월 등을 응원하던 그 문자가 이렇게 아름답게 사용되고 있었네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요? 의욕이 없던 아이들이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연극 연습에 임하는 모습을 보며 바로 이것이 '변화'라고 직감합니다. 아이들이 즐기면서 자신의 이야기들을 녹여내고 그 안에서 목소리를 찾는 것 말인데요. 올 연말에 공연도 할 계획인데, 이 무대 경험이 어떠한 변화를 낳을지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려고 합니다.


'Stage For You'에 선정된 기관들은 CJ도너스캠프의 지원으로 1년에 걸쳐 문화예술동아리 활동을 진행하게 되는데요. 올해로 3년째를 맞이하며 관련 분야가 점점 넓어지고 있답니다. '꾸매그린아동센터'처럼 연극을 하는 동아리 외에 오케스트라, 사물놀이, 브라스밴드, 난타, 마당극, 통기타, 합창, 바이올린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 활동이 아동센터를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이 활동들은 연말에 기부자와 동아리가 함께 즐기는 공연을 통해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는데요. 아동센터를 삶의 공동체적인 공간으로 만들고 그 안에서 치유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단순한 놀이라구요? 세상살이의 필요한 덕목이 녹아 있답니다.  

연습과정은 단순히 ‘연극을 무대에 올리는 것’을 넘어서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준비운동 격으로 진행되는 ‘몸으로 알파벳 표현하기’는 평소에 사용해보지 않았던 신체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고 실험해보는 계기가 되었죠. 또한 단체로 진행되는 게임이기 때문에 즉석에서 서로 간에 토론과 역할 나누기를 반복해 팀워크를 다질 수도 있었는데요. ‘마피아 게임’은 긴장을 이완시키는 효과가 있답니다. 

각자가 맡은 역할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하면서 자연스럽게 감정과 상황에 맞는 표현을 연습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구요. 여러 명이 동시에 부르는 돌림노래는 복잡한 모두의 소리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찾고 거기에 집중하는 훈련하기도 했습니다. 놀이로 진행되는 것들이지만 그 속에는 작게는 무대에 서기 위해 필요한 소양이, 크게는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덕목이 녹아있어요.


연극연습은 예상하는 것보다 더 전문적으로 진행된답니다. 한 아이가 성적표를 받고 시험 결과를 확인하는 순간은 이 아이의 연기만이 아니라 주위에 있는 아이들의 반응 연기도 필요로 해요. 잠깐만 집중력을 잃으면 대사를 하면서도 캐릭터를 잊게 됩니다.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 성적에 대한 비관과 따돌림, 자살에 대한 고민과 부모님과의 갈등, 컨닝 등 아이들이 일상 생활에서 직간접적으로 접하는 조각들도 연극이라는 틀 안에서 보면 마치 남의 이야기인 것처럼 한 번 더 생각한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들은 어려웠던 순간들과 자신들이 해왔던 고민들을 끄집어 내서 되돌아볼 수 있죠. 자신이 지나갔던 시간들을 되물어보며 아이들은 조금씩 여물어가겠지요?



연극 연습을 통해 삶의 자신감을 찾다

주인공 희진이 역할을 맡은 하은이는 연극연습을 하면서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2시간에 걸친 연습을 마치고 평가하는 자리에서 “대사가 너무 모범답안 같다”며 “더 리얼한 것들을 집어 넣어보자”고 제안할 정도 였죠.  또 “엄마와 스킨십이 있는 장면이나 엄마가 칭찬하는 장면에서는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낯설다”며 양해를 구하기도 했는데요. 

하은이의 꿈은 연극 연출과 배우를 같이 하는 것이랍니다. 그러다 보니 “공부를 하기 싫어서 연극을 한다”는 편견을 막기 위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죠. 연극의 묘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보게 되고, 이해하게 된다”고 답하는 의젓함 속에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 여러 차례의 질문을 던져봤음을 짐작케 하는 진지함이 담겨 있어요.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텔레비전에서 하은이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죠? ^^


언니오빠가 연극 연습을 하는 동안, 더 어린 아이들이 창틀에 매달려 그 모습을 구경하고 있는데요. 어쩌면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대는 그 꿈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겠죠?  CJ도너스캠프 'Stage For You'가 작은 희망이 되길 간절히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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