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초등학생 때 있었던 일입니다. TV의 한 음악방송 헐렁한 반소매티에, 두건을 두르고, 바닥까지 흘러내린 통바지로 멋을 낸 사람들이 출연했죠. 그들은 빠른 호흡으로 가사를 내뱉더니, 노래가 끝날 무렵에는 "SCREAM !!"이라고 외쳤어요. 아직도 그때가 생생히 기억나는 이유는 그들이 "SCREAM !!" 했을 때, 관객들이 '이건 뭐지?'라는 표정으로 난감하게 서 있었기 때문이죠. 쓸쓸히 퇴장하던 가수들의 뒷모습은 '힙합'에 대한 저의 첫인상으로 자리하고 있답니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궁금하시죠? ^^ 오늘 포스팅한 내용과 관련이 있답니다. 그럼 지금부터 천천히 알려 드릴게요. :) 


국내 오디션 TV 프로그램의 역사를 CJ E&M 엠넷 '슈퍼스타K'가 처음 썼다면, '쇼미더머니(SHOW ME THE MONEY)'는 시청자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하기 위해 제작된 색깔 있는 프로그램이랍니다. 여러 음악 장르 중에 '힙합'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것이 이 방송의 특징인데요. 마니아만 즐기던 10여 년 전보다 현재의 '국내힙합'은 많은 발전을 이룩했지만, 외국보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답니다' <쇼미더머니> '는 한국 '힙합'을 보다 대중화시키고 '힙합문화'를 알리기 위한 미션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쇼미더머니> 이렇게 진행됩니다. 아마추어 래퍼와 국내 실력파 힙합 뮤지션이 함께 무대에서 공연하는데요. 가리온, 미료, 버벌진트, 주석, 더블케이, 45RPM, MC스나이퍼, 후니훈 등 힙합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와!' 하는 탄성이 나올 정도의 멤버죠. 

함께 공연만 한다구요? 아니요. <쇼미더머니>는 공연평가단 200명에게 총1,000만원의 상금을 나눠 주고 가장 마음에 드는 래퍼들의 무대에 공연비를 지급하는 방식(1차 투표)을 취하고 있는데요. 이후 모든 무대가 끝난 후 가장 인상 깊었던 래퍼 크루팀에 투표(2차 투표)해 우승자와 탈락자를 가린답니다. 신인들은 본인을 알리기 위해, 힙합 뮤지션들은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요. 모두 의지가 대단해요. +_+ 오늘 이들의 불꽃 튀는 대결현장에 다녀왔는데요. 그 뜨거운 열기를 실감 나게 보여 드릴게요 ^^


SHOW ME THE MONEY 를 보기위해 찾아온 분들입니다. 오랫동안 기다렸지만 지친 기색하나 없었답니다. ^^

길게 늘어선 줄 옆에 서서 '인터뷰할만한 분 없을까?'하며 두리번거리고 있을 때였어요. 수많은 젊은이 틈에 한 중년의 '아저씨'가 눈에 띄었답니다. '이분은 여기 왜 오셨을까?' 궁금해서 말을 걸어봤는데요. 돌아온 답변은 놀라웠습니다. 

"오늘 공연하는 신예 래퍼 '김태균' 아버지입니다." 

순간 '대박' 이란 바로 이런 것이구나 했지요. 우연히 만나게 된 '
아버님'과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이분은 아들 몰래 공연에 오셨다고 해요. 현장에 왔다는 사실을 아들이 알게 되면 혹 부담이 되지 않을까 염려한 까닭입니다. 고등학교 때는 미국 '대통령 표창'까지 받을 정도로 공부를 잘했던 아들이 처음 랩을 한다고 했을 때는 강하게 반대를 했습니다. 몇 년 후, 아들 김태균님이 'Take one'이란 이름으로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며 한국에서 조금씩 알려지자, 그때부터 조금씩 마음이 열리셨어요.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를 바래요! 'Take one' 김태균 화이팅!" 

아버님은 앞으로는 '김태균'님이 좋아하는 일을 했으면 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아들을 아끼는 아버지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답니다.  <쇼미더머니>가 단순한 서바이벌 TV프로그램이 아니라, 모두의 꿈이 걸려있다는 생각도 다시 하게 됐지요. ^^ '아버님' 오늘 공연 즐겁게 보시구요. 'Take one' 응원도 열심히 해주세요! ^^



공연전, 대기실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긴장을 풀고있는 MC스나이퍼와 45RPM

"의상 어떤거 입을거야? 빠진 것 없는지 잘챙겨봐"

말씀드린 것처럼 <쇼미더머니>는 아마추어 신예 래퍼와 최강의 프로 래퍼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야 하는데요. 그만큼 힙합 뮤지션들이 후배들을 걱정하는 마음도 크답니다. 첫 번째 경연에서 1위를 차지한 '더블K'님이 파트너 김정훈님을 챙겨주는 훈훈한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하늘같은(?)' 선배 뮤지션과 얘기하는 것이 아직 어려운 김정훈님은 '군대 고참'을 대하는 것보다 더 긴장한 표정을 지었지만요. 오늘 두 분의 무대, 기대할게요! :)



진검 승부는 시작됐다! SHOW ME THE MONEY !!


항상 흥겨운 무대를 보여주는 45RPM과 새롭게 합류한 신예랩퍼 '권혁우'

관객들의 가까이에서 랩을 쏟아내는 '더블K'

핀 조명 세 개만으로 분위기를 끌어냈던 가리온과 신예랩퍼 이재훈

깔 맞춤 의상을 선보인 미료&치타

비트가 울리자 심장도 두근두근, 조명이 켜지자 눈이 번쩍번쩍. 관객들의 큰 호응과 함께 본 공연이 시작됐습니다. 누가 신예 래퍼이고 누가 최강 래퍼이지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자신감 넘치는 모습들이었죠. <쇼미더머니>초반에는 선배 래퍼들이 신인들을 불안하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답니다.

아티스트들이 안정감 있는 공연을 이끌어갔다면, 신예들은 경험하지 못했던 신선함을 무기로 관객들을 열광시켰어요. 회를 거듭할수록 각자의 스타일과 캐릭터가 잡혀가는 모습이었는데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됩답니다. 자세한 공연이 궁금하신 분은 금요일 오후 11시 엠넷을 시청하세요! :)


깜짝 등장! "내 이름은 이효리~ 거꾸로 해도 이효리!"

관객들이 갑자기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래퍼들을 만날 때와는 사뭇 다른 얼굴로 무대를 기다렸는데요. 특히 남성분들의 눈은 레이저 빔이 나올 만큼 뜨거웠죠. 설마 설마 했는데 정말! '내 이름은 이효리, 거꾸로 해도 이효리!'님이 나온 것입니다. (우와) 



이효리님은 활동기간은 아니지만, 평소 힙합을 좋아해서 <쇼미더머니>에 출연하고 싶었다고 해요. 게다가 15분 동안 그녀의 히트곡 메들리를 신예 래퍼들과 선보였는데요. 래퍼들도 슈퍼스타 '이효리'님과 함께해서 
기쁘고, 오랜만에 공연을 보는 관객들도 즐거웠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은 정말 행운이 많은 날이네요. 


나에게 <쇼미더머니>란?

'MC스나이퍼'와의 인터뷰

사실 요즘은 힙합의 과도기라고 해요. 점점 인기를 얻고 있긴 하지만, 한번에 주목받는 계기는 없었죠. 저는 <쇼미더머니>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래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죠. 사실 공연하는 것은 평소와 다름없었어요. 무대를 즐기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은 항상 해오던 일이니까요. 다만 다른 점은 신예 래퍼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합동공연은 편하고 오랫동안 맞춰본 사람들과 주로 하는데, 이번엔 많이 어색하고 낯설었죠. 시간이 지나면서 신인들과 정도 쌓이고 못 봤던 재능도 발견하게 됐을 때는 제가 도움을 받기도 하죠.

우승상금을 받게 된다면 모두 음악을 위해 투자할 생각입니다. 특히 신예 래퍼를 발굴하는 일에 사용할 예정이에요. 저와 함께했지만 아쉽게 탈락했던 '송래퍼'도 아직 연락하며 지내고 있고, 기회가 없었던 신인들을 지켜볼 생각이에요. 이런 기회가 생겨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구요. 언제 떨어질지 모르지만, 즐겁게 놀다가 내려가겠습니다. :)


신예랩퍼 '김정훈'과의 인터뷰

제 지금 심정은 '맨땅에 헤딩' '달걀로 바위 치기' 랍니다. 사실 힙합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가 시험해보려고 도전했는데요. 여기까지 온 게 마치 꿈만 같습니다. 더블K형과 함께 랩하고 이효리 누나와 같은 무대에 선다는 건 상상조차 못할 일이었어요.

현재 의경에 복무 중에 있는데요. 아직 복무 시작한 지 1년도 채 안 됐지만, 소대장님의 적극
적인 후원으로 일정을 따라가고 있답니다. (그렇다고 해서 휴가를 더 받거나 하는 것은 아니구요. 나중 것을 미리 사용하고 있답니다.) 의경 일과 중에는 랩 연습을 할 수 없는 것이 저에겐 큰 약점이죠. 일과가 끝난 후 남은 시간마다 틈틈이 가사 쓰고 연습을 해야만 본 무대를 따라갈 수 있거든요.

지금 저는 가진 것에 비해 너무 큰 운이 따르고 있어요
. 그래서 떨어진다고 해도 크게 낙심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다만, 후회 없이 만족스럽게 무대를 내려오고 싶습니다. 그래서 항상 '오늘이 마지막이다'라는 각오로 모든 걸 다 쏟아부으려고 해요. 우승은 정말 생각도 안 해봤구요. 앞으로 꿈은 '한국 힙합'이라는 영역에서 이름을 한 줄을 남기는 거에요. '이런 아티스트도 있었다'하구요. 그러기 위해선 저만의 색깔과 하고 싶은 음악을 지속해야 할 것 같습니다. <쇼미더머니>는 저에게 그 꿈을 갖게 해준 희망의 프로그램입니다.


취재하면서 많이 힘들었어요. 왜냐하면  다른 관객처럼 공연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기 때문이죠. 사람들이 수건을 들고 야광봉을 흔들 때 저는 카메라와 수첩을 들고 이 현장을 기록하기 바빴지요. 그만큼 이번 무대는 열기가 대단했답니다. 힙합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여 축제를 즐기는 느낌이었어요. 비록 공연비용을 책정받아 순위가 나뉘지만, 아티스트들과 신예 래퍼들의 열정은 값으로 매길 수 없을것 같았답니다. 현재도 뜨겁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엠넷 <쇼미더머니> 많이 사랑해 주세요. 언젠가는 <슈퍼스타K> 처럼 전 국민이 좋아하는 '쇼'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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