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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15일, 다큐멘터리 <그리고 싶은 것>이 개봉합니다. 위안부 할머니인 심달연 할머니와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꽃할머니>를 그리는 그림책 작가 권윤덕 작가가 주인공인 이 영화는 CJ문화재단의 신인 스토리텔러 지원 프로그램 ‘프로젝트S’ 1기 다큐멘터리 부문 선정작입니다. 같은 1기 선정작인 <나의 PS 파트너>, <마이 리틀 히어로>, <투 올드 힙합 키드>는 이미 개봉해 관객들과 만났습니다. 이제는 3년의 촬영과 1년의 후반작업을 거친 <그리고 싶은 것>의 차례입니다. 개봉예정일은 8월 15일. 광복절입니다.

지난 7월 23일, 한국영상자료원에서 <그리고 싶은 것>의 쇼케이스가 있었습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100명이 넘는 분들이 오셨답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함께 ‘기려야 하는 것’을 담은 영화, <그리고 싶은 것>의 이야기. 쇼케이스 리뷰로 만나보시죠.


CJ문화재단 실습생 안유현님의 <그리고 싶은 것> 쇼케이스 리뷰

위안부? 맞습니다. 불쌍한? 분노하는? 아닙니다. <그리고 싶은 것>은 한국, 중국, 일본의 작가들이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 '평화'를 그리기로 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권윤덕 작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여성인 심달연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평화를 이야기하기로 결심했고 이 과정은 권효 감독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새로운 이야기는 없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효과음이나 음악 없이 흘러가는 이야기를 보다 보니, 뭔가 다르다는 느낌입니다. 아니, 빠져있다는 느낌입니다. '위안부'라는 단어 뒤에 익숙하게 따라와야 할 것들이 없습니다. 반일 감정, 분노와 슬픔, 동정, 두려움 같은 것들. 대신 자신의 작품을 향한 예술가의 집념과 입담 좋은 할머니의 일상이 그 자리를 채웁니다. 뭘 찍어야 할 지 몰라 다 찍었다는 감독 때문에(?) 관객은 익숙한 것을 포기하고 '자극'이 빠진 이 이야기를 차분히 지켜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모르거나, 외면하고 싶었던 위안부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영화가 ‘위안부’라는 소재를 다루면서 어떻게 '여성으로서 당하는 피해'나 ‘한국이 일본에게 당한 피해’라는 틀에 갇히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권윤덕 작가의 확고한 의지 덕분입니다. 그리고, 그 의지가 4년이 넘는 제작기간을 92분 안에 녹여낸 권효 감독을 통해 전해짐을 느낍니다. 영화는 끝났지만 이야기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 

모르는 채 아이들이 자랍니다. 평화를 알게 하는 건 어렵습니다. 하지만, 해야 합니다. 권윤덕 작가의 스케치는 순탄치 않습니다. 그녀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일본의 정치상황 악화, 예상되는 우익의 강력한 반발로 결국 일본에서 ‘꽃할머니’가 무기한 출판 연기되는 상황이 오는 것이죠.




개인이 왜 이 지치는 싸움을 해야 하는가? 하는 물음이 딸려 올라옵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아 영화 속을 들여다보면 너무나도 선명했던 출발선에 다시 도착하는 것입니다.



'평화'. 풀을 먹인 한지에 밑그림을 그리고 선을 따고 채색을 합니다, 거듭되는 수정작업을 하면서도 몇 년이고 찾아가고 기다리는 작가의 모습은 깊은 물줄기 같았습니다. 작가의 말 속에서 그녀가 그토록 이 그림책을 내려고 하는 이유를 짐작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평화그림책'을 만들기로 한 3국간의 신뢰를 구축하는 의미만 갖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에게 치유이기도 하고 맹목적인 애국주의에 대한 경계이기도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입니다. 위안부 피해 여성에 대한 감정 대신 개인을 뛰어넘는, 그리고 다시 개인에게 돌아오는 평화의 필요성을 전해야합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알려줘야 합니다. 


작가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일본군이 위안부에게 저지른 만행이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그 너머에 있습니다. 심달연 할머니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모두의 이야기인 것입니다.

배우 김여진이 읽어주는 <꽃할머니>의 이야기는 객석을 숨죽이게 했습니다. 
그리고 한 그루 나무가 된 심달연 할머니의 삶은 관객을 숙연하게 했습니다. 계절이 바뀌고 여러 해가 지나는 동안에도 그 곳에 있을 할머니의 평생 그리고 우리의 여생을 생각해 보게 했습니다. 마음으로 해야 하는 일이 있다는 걸 느낀다. 

2012년 초에 작가가 일본 측 출판사 회장과 주고받은 편지에서도 출판 확정에 대한 말은 없었습니다.  노력하며 기다릴 뿐입니다. 상황이 나빠질지라도. 
그저 “모두에게 고독한 결정이기에 감사하고 또 기다린다”는 작가의 말이 가슴에 남았습니다.

GV를 통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뮤지컬화 했다는 학생들과 
‘꽃할머니’의 이야기가 담긴 연극도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영화를 끝내면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이유가 생긴다.”는 감독의 말. 그렇습니다.



세상 어딘가에는 우리 대신이었을 희생이 있었고, 그 희생을 기억하려는 사람들 또한 있습니다. 느리고 눈에 띄지 않더라도 분명히 있습니다. 이제 생존해 계신 위안부 할머니들은 쉰 여덟 분 뿐입니다. 몰랐던 사람은 알게 되고, 알던 사람은 행하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세상이라면 그 고독한 결정의 무게를 짊어질 사람들이 기꺼이 쉰 여덟 분의 할머니 곁에 서 줄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싶은 것> 소셜펀딩이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싶은 것>은 예정된 8월 15일, 광복 68주년의 날 개봉을 위해 소셜펀딩을 진행 중입니다. 큰 금액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권윤덕 작가의, 심달연 할머니의, 권효 감독의, 그리고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쉰 여덟 분 할머니의 곁에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이 서서 나란히 손을 잡아주시길 바래요. 

▶ 소셜펀딩 참여하기 

Posted by Channel C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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