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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고수들의 한판 대결! <한식대첩>은 잊어라. <한식대첩-고수외전>은 각 지역 고수들이 스승이 되어 다양한 국적의 셰프들에게 한식을 가르친다. 각 나라에서 잘나가는 셰프들은 “한 수 가르쳐 주세요”라고 말하며 스승들에게 하나라도 더 배우려 노력한다. 그리고 이들 손에서 새롭게 변화하는 한식이 탄생한다. 이처럼 <한식대첩: 고수외전>은 외국인 셰프들을 통한 한식의 변화를 눈으로 맛보는 최고의 만찬을 제공한다. 이 만찬을 차린 이는 <한식대첩> 시리즈의 터줏대감인 현돈 PD. 국적 불문하고 한식의 다양한 맛을 알려주고 싶었다는 그에게 이번 프로그램은 어떤 의미였을까?

 

<한식대첩-고수외전>의 시작은 <윤식당2>?

▲ <한식대첩-고수외전>을 만든 현돈 PD입니다.▲ <한식대첩-고수외전>을 만든 현돈 PD입니다.

 

<한식대첩-고수외전> 기획의 첫 출발은 우연히 보게 된 <윤식당2>에서 출발한다. 현돈 PD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어떤 외국 셰프가 휴가를 내서 한식을 배우러 가고 싶다고 말하는 걸 보게 됐다. 그 장면에서 아이디어에 착안해 외국인 셰프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그동안 한식대첩에 출연했던 각 지역 고수들에게 한식을 배우며 경합을 펼친다는 콘셉트로 기획을 구체화 시켰다.

시도는 좋았다. 하지만 주변에서의 반응은 뜸 덜 들인 밥처럼 반신반의한 반응이었다. 다들 “이거 되겠어?”라는 답변만 내놓았다.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 셰프 섭외. 명함만 외국인 셰프가 아닌 한식에 관심이 있으면서도 실력과 명성을 지닌 이들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이곳저곳 수소문했지만 바위에 계란치기였다. 낙담하고 있을 때 도움을 준 이는 컨템포러리 아메리칸 퀴진 창시자 찰리 파머(Charlie Palmer)의 레스토랑에서 총괄 셰프로 근무했던 김세경 셰프였다. 오랜 외국 생활을 하면서 자신에게 김치 등 한식을 배우고 싶다는 셰프들이 많았다는 그는 현돈 PD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 외국인 셰프 섭외의 비밀은 바로 진심!▲ 외국인 셰프 섭외의 비밀은 바로 진심!

 

돈으로 섭외하지 말고 대신 한식을 가르쳐주고 싶다는 진심을 담으라고 말해주셨어요.

 

그의 말을 유념하며 전 세계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셰프, 미국 예능<탑 셰프(Top Chef)> 등 다수의 요리 경연대회 프로그램에 출연한 셰프 등 실력과 명성을 두루 갖춘 이들에게 진정성을 담은 메일을 보냈다. 행여나 그들이 메일을 확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현지 코디들에게 해당 식당을 방문해 메일 확인을 재요청하기도 했다. 열정이 앞서 분자요리 창시자인 셰프에게도 메일을 보냈다가 뒤늦게 취소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노력 끝에 각국 셰프들에게 답장을 받은 제작진은 이들을 대상으로 서면 인터뷰 지를 작성해서 받고, 두 번의 영상통화를 했다. 이후 11일 동안 14번의 비행기에 몸을 싣고 출연 후보 셰프들을 직접 만났다. 각고의 노력 끝에 마셀로 발라딘(벨기에), 아말 산타나(도미니카 공화국), 파브리치오 페라리(이탈리아), 세르히오 메자(콜롬비아), 데일 맥케이(캐나다) 이렇게 다섯 명의 셰프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아직도 5명 모두 한식을 배우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싣고 와준 외국 셰프들과의 첫 식사 자리를 잊지 못해요. 정말 눈물 나게 고마웠죠.

 

 

‘정(情)’과 ‘장(醬)’이 합쳐진 ‘한식’의 재탄생

▲ 방송에 실제 사용했던 팻말과 출연진들에게 전한 사진첩▲ 방송에 실제 사용했던 팻말과 출연진들에게 전한 사진첩

 

<한식대첩-고수외전>의 재미는 크게, 스승과의 관계를 통해 형성된 ‘정’이 쌓이는 순간, 그리고 멋들어진 한식을 만드는 외국인 셰프의 성장담이다. 마셀로는 경상도, 아말은 전라도, 파브리치오는 충청도, 세르히오는 강원도, 데일은 서울 등 각 지역 고수와의 매칭이 이뤄진 외국인 셰프들은 일주일에 2~3일 정도 고수의 집에서 먹고 자며 한식을 배웠다. 열정은 대단했지만, 계량에 익숙한 그들에게 고수의 ‘손맛’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 한식 문화의 이해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받아들이기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시행착오는 잠시뿐, 이들은 한식을 배우는 자세로 식재료를 직접 찾으러 다니고, 레시피를 메모하며 하나씩 터득해나갔다. 배움의 자세는 고수들에게도 감동을 전했고, 그러면서 스승과 제자간의  ‘정’이 쌓였다. 회를 거듭할수록 고수들은 제자들을 자식같이 여기며, 음식을 바리바리 싸주기도 했다. 켜켜이 쌓인 ‘정’은 방송에서도 느낄 수 있었는데, 끝장전에서 파브리치오가 탈락하는 순간이었다.




파브리치오가 떠나는 그 순간 스승뿐만 아니라 MC였던 (김)성주형 및 제작진 모두 눈물을 흘렸다. 그만큼 그 친구의 한식에 대한 열정, 스승을 존경하는 마음, 프로그램에 임하는 자세 등의 진심이 묻어 나온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정’만큼 중요했던 건 ‘장’이었다. 현돈 PD에 따르면 외국인 셰프들은 우리나라의 ‘발효’ 문화에 대해 엄청난 관심을 보였다. 이들을 위해 고추장, 된장, 간장 등 한식의 기본 ‘장’ 문화를 경험하게 했고, 각 스승을 통해 장 만드는 법을 알려줬다. 아말은 간장, 마셀로는 녹두황장, 파브리치오는 지례장, 세르히오는 황기 고추장 등 각 지역 장을 스승과 직접 만들며 장의 놀라움을 경험했다. 여기에 사찰음식의 한류화에 앞장섰던 천진암 정관 스님을 찾아가 장을 활용한 사찰음식을 배우고 맛도 봤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한식의 ‘한’도 모르는 외국인 셰프들이 하나씩 한식을 완성하는 과정은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5회를 분기점으로 그 재미는 배가 됐다. 5회 이전까지는 스승이 알려준 레시피를 바탕으로 기존 한식을 만드는 이들의 노력이 담겼다면, 5회 이후에는 전통 한식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노하우가 녹아 들어 간 음식이 나와 보는 재미를 더했다.

마셀로는 쌀가루를 더한 황장돈찜을, 세르히오는 고추장을 베이스로 ‘몰레 소스’를 만들어 내놓은 버섯 등갈비찜을, 아말은 사프란으로 뇨끼를 만들어 넣은 해물 간장 조림을 내놓았다. 이후 최종 결승전까지 그들의 손에서 탄생한 한식의 재발견은 이어지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사람 냄새 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보람

▲ <한식대첩> 시리즈를 통해 얻은 건 기분 좋은 추억뿐~~▲ <한식대첩> 시리즈를 통해 얻은 건 기분 좋은 추억뿐~~

 

현돈 PD는 <한식대첩> 시리즈의 모든 연출을 맡았다. 우연히 작가로 활동했던 지인의 권유로 프리랜서 PD가 된 그는 MBC <찾아라 맛있는 TV>를 5년간 맡아서 했고, 올리브TV로 옮겨 <올리브쇼 2012> <마스터셰프 코리아 셀러브리티> 등 요리 관련 프로그램을 맡은 것이 자양분이 된 셈. 본편을 비롯해 이번 번외편까지 확장을 시도한 이 시리즈의 장점 중 하나는 ‘사람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고수로 출연한 어머님들의 진심이 담긴 음식과 이야기는 프로그램을 가득 채운다. 그가 계속해서 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즌 2에 지역 고수로 출연한 한 어머님께서 그러시더라고요. 40년 동안 식당일만 하다가 이 프로그램 덕분에 놀러 다니면서 즐긴다고요. 우승도 하면서 자신감도 얻고 자식들도 자랑스러워하니까 기분 좋다고 하셨어요. 다른 어머님들도 마찬가지였는데, 그때 보람이 느껴지더라고요. 열심히 일하셨던 엄마도 생각나고요. 그 다음부터 그 보람을 느끼기 위해 계속 만들었던 것 같아요.

 

말이 나온 김에 어머니가 해준 음식 중 ‘소울 푸드’는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경상도에서 자주 먹는 걸쭉한 ‘김치 국밥’이었다고 답한다. 그 음식으로 얻었던 따뜻함은 사랑하는 아내에게도 전달됐는데, 첫 아이 임신 중 입덧할 때 직접 김치 국밥을 해줬다고.

 



이번 프로그램을 하면서 그에게 ‘김치 국밥’같은 따뜻함을 전한 순간은 바로 프로그램 마지막을 장식했던 ‘그들이 보내준 또 하나의 메시지’였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각자 돌아가서 한식을 전파하는 모습을 찍어 메신저 단체방을 통해 보내온 것. 파브리치오는 지역 고등학생들에게 김치 담그는 법을 알려주었고, 아말은 직접 메주를 만들어 걸어놓고 한국에서 고수해 간 재료를 주방에 놓았다. 세르히오는 한식 재료 공부에 매진 중이며, 마셀로는 레스토랑 동료들에게 퓨전 한식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이들의 행동에 감동했고, 감사의 뜻으로 이걸 모아 내보냈다. 그에게 또 한 번의 보람찬 일이 생긴 것.

 

 

각자 식당에서 이들이 내놓는 음식이 전통 한식처럼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안에는 우리나라 장과 스승의 가르침이 들어가 있을 겁니다. 전 그것도 한식이라 생각해요. 외국 셰프들의 주방이 바뀌고, 그들이 만든 한식이 사랑을 받는다면 ‘한식의 세계화’는 이뤄질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섯 명의 셰프들은 한식 전도사라고 말할 수 있겠죠. (하하)

 

<한식대첩-고수외전>은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현돈 PD는 스승들의 제자 가정 방문, 제자와 셰프 친구들이 다시 한국에 와서 스승을 만나고 한식 문화를 체험하는 등 다양한 기획을 통한 후속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만약 <한식대첩-고수외전> 시리즈가 잘 되면 해외 셰프들끼리 왕중왕전을 하는 기획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식감을 돋는 코스요리처럼 현돈 PD만의 새로운 <한식대첩> 시리즈가 나오기를 바란다.

Posted by 사용자 SMC 에디토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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