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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하우스 칼럼] 2018년 띵작! 2019년 기대작은?

올해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모두 가슴에 손을 올려놓고 자신에게 물어보자! ‘올해 본 영화 중 자신의 가슴을 후벼파고, 동공을 지진 나게 했으며, 뒤통수를 세게 맞은 듯한 충격을 안긴 작품이 있었나?’ 아직 그런 영화를 만나지 못했다고? 걱정 마시라. 제야의 종소리가 울리기 전까지 시간은 남아있고, 우리에겐 좋은 영화의 안내자 CGV아트하우스 큐레이터가 있기 때문. 올해가 가기 전 이들이 뽑은 2018년 ‘띵작’과 2019년 각자가 손꼽아 기다리는 기대작을 소개한다.(김소미 큐레이터는 국내외 띵작 한 편씩을 꼽았으니 참고 바란다.)



2018년 띵작!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에 출연한 아녜스 바르다(출처: 네이버 영화)▲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에 출연한 아녜스 바르다(출처: 네이버 영화)

 

2016년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타계 소식을 들었던 순간이 아직도 선명하다. 시간이 느리게 지나, 비통함과 애도가 걸핏하면 한숨을 쉬는 낯선 버릇이 되었을 무렵에는, 머지않아 우리를 떠나게 될 나이 많은 감독들을 떠올릴 때마다 조바심이 생겼다. 장 뤽 고다르, 클린트 이스트우드, 우디 앨런, 아녜스 바르다. 그래서 아녜스 바르다에게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여행 내내 다정하게 그녀를 챙기는 제이알(JR)을 보는 것만으로도 실은 이미 마음이 기꺼웠다.


2019년 기대작! <더 데드맨 돈트 다이(The Dead Don't Die)>

▲ 미국 독립영화의 아이콘, 짐 자무쉬 (출처: 네이버 영화)▲ 미국 독립영화의 아이콘, 짐 자무쉬 (출처: 네이버 영화)

아직 줄거리도 전혀 알지 못하는 좀비 코미디 영화를 2019년 내가 가장 기대하는 작품으로 자신 있게 꼽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감독이 짐 자무쉬다. 게다가 아담 드라이버, 빌 머레이, 스티브 부세미, 틸다 스윈튼이 나온다. 개봉 날짜가 정해지면 달력에 적어 놓고 100일전부터 카운트 다운을 할 예정이다.

 

2018년 띵작! <킬링 디어>

▲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끌어올린 거물, 배리 케오건 (출처: 네이버 영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끌어올린 거물, 배리 케오건 (출처: 네이버 영화)

‘가족을 살리기 위해서 가족 중 한 명을 죽여야 한다!’ 에우리피데스의 희곡 <아울리스의 이피게네이아(Iphigeneia he en Aulidi)>를 바탕으로 대의를 위해 희생되어야 하는 ‘제물’의 의미를 현대적으로 각색했다. 과연 타인을 위해 내가 희생되는 것이 옳은 것인가? 그것이 심지어 가족일지라도? 영화가 제시한 도발적인 질문을 쫓아가다 보면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제시하는 부정하고 싶은 내 안의 근원적인 욕망을 마주한다. 거물급 신인인 배리 케오건, 래피 캐시디를 발견하는 기쁨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

 

2019년 기대작!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신작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출처: 네이버 영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신작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출처: 네이버 영화)


<킬링 디어>를 통해서 개인적으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을 새롭게 봤던 터라 가장 기대되는 작품은 단연 그의 차기작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다. 도대체 과거 무슨 경험을 했길래 이토록 인간에 대한 애정이 없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차갑고 냉소적이고 시니컬한 그의 작품 세계가 18세기 영국을 어떻게 묘사하게 될지 궁금하다. 엠마 스톤, 레이첼 와이즈, 니콜라스 홀트까지, 예술영화라고 하기엔 너무도 화려한 캐스팅을 바탕으로 코미디와 스릴러를 오간다고 하니 개봉까지 기다리기 힘들 정도다.

 

2018년 띵작! <디트로이트>

▲ 영화 <디트로이트>의 한 장면(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디트로이트>의 한 장면(출처: 네이버 영화)


캐스린 비글로우는 전작 <제로 다크 서티>를 통해 대단히 논쟁적인 이슈를 던졌다. 9/11 테러의 주범 ‘오사마 빈 라덴’을 잡기 위한 CIA의 추적을 담은 이 영화에서 고문은 더 큰 정의를 수행하기 위한 필요악처럼 묘사되었고, 영화가 공개된 뒤 감독은 ‘고문의 시녀’로 격하당했다. 그리고 1967년 디트로이트 흑인 폭동의 한 복판에 있던 알제 모텔의 비극을 다룬 신작 <디트로이트>에서 그는 사회심리학적 폭력 현상 이면에 도사린, 폭력에 매혹되는 개인의 딜레마를 다룬다. 여전히 논쟁적이고, 여전히 불온하지만, 감독의 관찰보고서는 지금 우리가 사는 문명적 야만의 세계를 섬뜩하게 해부한다.

 

2019년 기대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 영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촬영 시절 쿠엔틴 타란티노(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촬영 시절 쿠엔틴 타란티노(출처: 네이버 영화)

지금이야 잘 쓰이지 않는 낡은 별명이지만, 한 때 쿠엔틴 타란티노의 별명은 ‘헤모글로빈의 시인’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타란티노의 ‘헤모글로빈’에만 집중해온 건 아닐까. 감독의 언어에 담긴 리듬감이야 말로, 우리를 매혹시키는 요소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다코타 패닝, 데미안 루이스, 알 파치노를 대동하고. 히피의 시대였던 1969년의 LA로 떠나는 타란티노의 기이한 모험은 감독의 ‘헤모글로빈’이 아니라 ‘시인’의 면모에 집중할 수 있는 이야기처럼 보인다. 물론, 핏빛 가득한 실제 사건이 영화에 등장하긴 하지만. TV 스타와 그의 스턴트맨의 이야기인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2019년 7월 26일 미국 개봉예정이다.

 


2018년 띵작! <죄 많은 소녀>(국내)

▲ 올해의 주목할 만한 신인 배우 중 한명인 <죄 많은 소녀> 전여빈  (출처: 네이버 영화)▲ 올해의 주목할 만한 신인 배우 중 한명인 <죄 많은 소녀> 전여빈 (출처: 네이버 영화)


단죄와 분노의 사슬을 추적하는 <죄 많은 소녀>는 주제 의식을 향한 선명한 밑그림과 후반부에 부연되는 에피소드들의 불균질함이 충돌하며 기묘한 리듬감을 만들어 낸다. 이를 섣불리 단점이라 지적할 수 없는 이유다. 죽은 경민(전소니)과 억울한 영희(전여빈)의 세계는 그렇게 거짓말 같을 정도로 뻔하고 잔인한데, 정작 그 속의 아이들은 자기 생살을 그대로 드러낸 생애 가장 연약하고 처절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윤리적으로 현명하고 성숙한 지점만을 추구하는 드라마가 아니기에 감독의 집요한 시선이 더욱 강렬하게 떠오른다. 인물들은 모두 잘못된 선택을 일관하고, 자신의 존재 이유를 파괴적인 행동을 통해 찾으려 한다. 반성 혹은 고발이라는 단어 모두 <죄 많은 소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학교라는 소우주로 대변된 이 광기 어린 풍경이 어떤 식으로든 우리 세계의 일부로 깊게 새겨져 있다는 것, 그것을 재확인하는 경험만으로 <죄 많은 소녀>는 놀라운 경험이다.

 

2018년 띵작! <팬텀 스레드>(해외)

▲ 알마(빅키 크리엡스)의 ‘멋짐’(?)이 분출되는 장면. 꼭 기억하시라~(출처: 네이버 영화)▲ 알마(빅키 크리엡스)의 ‘멋짐’(?)이 분출되는 장면. 꼭 기억하시라~(출처: 네이버 영화)

나와 타자의 자리싸움 속에서 생성되는 고통과 희열을 담은 올해의 마스터피스. 불쑥 무섭게 솟아 나오는 파괴적인 사랑의 행로를 이토록 우아하게 표현한 작품이 또 있을까. 올해 만난 영화 중 형식과 주제의 결합이 가장 날카로웠다. 디자이너 레이놀즈(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완벽하게 재단한 드레스처럼, 폴 토마스 앤더슨의 흠 잡을 데 없는 예술적 안목에 압도당한다. 연약한 마음에 깃든 들끓는 정념을 파고드는 추체험이라 할 만하다. 폴 토마스 앤더슨의 영화 중 가장 자기 고백적으로 느껴진다는 점에서 <팬텀 스레드>는 사랑스럽기까지 한 올해의 멜로 드라마다.

 

2019년 기대작!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 올리비아 콜먼, 레이첼 와이즈, 엠마 스톤~ 여배우만 봐도 흥미 진진 (출처: 네이버 영화)▲ 올리비아 콜먼, 레이첼 와이즈, 엠마 스톤~ 여배우만 봐도 흥미 진진 (출처: 네이버 영화)

욕망과 집착에 휘감긴 나날들의 해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처럼 단 한 숏의 이미지만으로 자신의 인장을 과시하는 동시대 감독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는 <송곳니> <더 랍스터> <킬링 디어>를 지나온 감독의 정점을 기대하게 만드는 영화다. 18세기 시대극과 특유의 불온한 정서가 만나 어떤 광경을 자아낼 것인가. 냉정한 방식으로 세계를 정형화하기 즐겼던 그이기에 시대극의 양식적인 미장센은 더없이 잘 어울리는 옷으로 느껴진다. 올리비아 콜먼, 레이첼 와이즈, 엠마 스톤의 트라이앵글이 빚어낼 불균질한 에너지 또한 거부하기 힘든 매혹이다. 강박과 광기의 코미디를 마주하는 경험이 될 것이다. <인디 와이어> <필름 코멘트> <사이트 앤 사운드> 등 영화를 미리 접한 해외 매체가 일제히 2018년 베스트 영화 중 하나로 꼽은 작품이기에 더욱 기대감을 높인다.


Posted by 사용자 SMC 에디토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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