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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환자 BPM(1분당 심장박동수)이 떨어집니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응급실. 흰 가운을 입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환자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드라마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장면에 관객은 주인공인 의사의 캐릭터에 몰입한다. 생과 사의 기로에서 수많은 선택을 하는 의사. 누구나 알지만 잘 모르는 의사와 그들이 일하는 병원은 어떤 모습일까? CJ문화재단 ‘2019스토리업 특강’에 선 박재영 청년의사 편집주간의 강연을 통해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신인 창작자들의 꿈을 함께 실현하는 CJ문화재단 스토리업(STORYUP)

▲ 지난 8월 31일, CJ인재원 CJ홀에서 열린 ‘2019 스토리업(STORYUP) 특강’


젊은 창작자들의 꿈지기 CJ문화재단은 2010년부터 스토리업(STORYUP)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한국 영화의 미래를 이끌어갈 신인 시나리오 작가와 단편영화 감독의 기획안을 발굴해 콘텐츠 제작 및 시장진출을 돕고 있다. 특히 신인 창작자들이 작품을 통해 직접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전문 분야를 다룰 때,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는 피드백을 반영, 2011년부터 매년 각 분야별 명사들의 특강을 마련하고 있다. 


▲ ‘병원이라는 무대, 의사라는 캐릭터’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 박재영 청년의사 편집주간


그리고 지난 8월 31일, CJ인재원 CJ홀에서 열린 ‘2019 스토리업(STORYUP) 특강’ 첫 번째 순서로 ‘병원이라는 무대, 의사라는 캐릭터’ 강연을 진행했다. 이번 특강에는 박재영 편집주간이 강사로 나섰다. 그는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로, 드라마 <종합병원>의 자문 및 도서 ‘종합병원 청년의사들’을 집필했고, 현재 팟캐스트 및 유튜브 ‘나는 의사다’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모든 특강은 CJ문화재단 창작자 지원 사업에 선정되지 않더라도 특강 주제에 관심 있는 예비 • 신인 영화창작자, 관련 전공 대학생 등 누구나 특강에 신청할 수 있도록 CJ문화재단 홈페이지 및 페이스북을 통해 참가 지원을 받았다고. 특히 이번 특강은 당초 150여 명 규모로 마련될 예정이었는데, 참가 지원자가 예상보다 늘어나면서 200여 명으로 규모를 늘렸다는 후문. 이번 특강에서 신인 창작자들은 어떤 영감을 얻을 수 있을까.


의사가 본 드라마, 영화 속 ‘의사’는 어떤 캐릭터?

▲ ‘좋은 의사’는 어떤 의사일까?


‘무능하지만 친절한 의사 vs 냉정하지만 유능한 의사’의 구도는 드라마, 영화 속 자주 등장하는 클리셰다. 과연 둘 중 좋은(?) 의사는 누구인지, 현직 의사들은 이런 캐릭터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 사뭇 궁금했다. 

박재영 편집주간은 무능하지만 친절한 의사는 좋은 의사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당연하다. 의사의 활동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사가 되려면 의과대학에서 6년 동안 해부학, 병리학, 생리학 등 다양한 의학 공부를 하게 되는데, 이때 의사가 가져야 할 자질과 덕목에 대해서도 배우게 된다고. 의사는 자신의 이익보다 환자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야 하고, 의사의 무능한 실력으로 인해 환자에게 해를 끼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환자가 자신이 아닌 유능한 의사에게 갈 수 있는 이익까지 빼앗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 박재영 편집주간의 특강 내용을 꼼꼼하게 기록하는 신인 창작자


또한 그는 ‘의사는 꼼꼼하고, 항상 의심해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한다. 환자의 병명을 확인하기 위해 수많은 검사를 하고, 데이터를 기록하고, 환자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때 자칫 중요한 단서를 놓치면 환자가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집요하고,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고. 그뿐만 아니라 환자는 증상을 숨기거나, 과장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항상 의심해야 한다.

의사는 ‘대학병원’에만 있는 게 아니다? 

▲ 장르에 상관 없이 드라마,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의사 (사진 출처: tvN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영상 캡처)


영화를 제작할 때 신인 창작자들이 흔히 겪는 착각은 무엇일까? 박재영 편집주간은 피부과, 성형외과, 신경외과 등 어떤 과목을 전공으로 하느냐에 따라 의사의 삶이 달라지리라 생각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의사의 삶은 전공과목이 아닌 어떤 곳에서 근무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정식 의사가 되면 개원의, 봉직의, 교수, 제약회사 연구원 등 자신의 진로에 따라 다양한 병원과 연구소에서 일하게 된다. 그렇기에 대학병원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공간에 있는 ‘의사’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더욱 참신한 캐릭터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 


▲ 의사의 사회적 책임에 관해 설명하는 박재영 편집주간

 

의사에게는 어떤 유혹이 존재할까? 불법 리베이트, 성적 유혹, 논문 조작 등 다양한 유혹이 있는데, 어느 하나라도 그 유혹에 넘어가면 인생을 망치게 될 수도 있단다. 자극적인 소재는 참신한 영화의 메인 플롯이 될 수 있지만, 실제로 의사들은 이러한 유혹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의사들은 환자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나?


하루에도 수십 명의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 그러다 보면 환자들의 죽음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자주 마주한다. 영화 속 오열하는 환자의 가족과 대조되는 무덤덤한 의사의 모습. 이들은 ‘환자의 죽음’에 무감해진 걸까? 

박재영 편집주간은 환자의 죽음에 무감한 의사는 없다고 말한다. 의사들도 트라우마를 받지만, 티를 덜 낼 뿐이라고. 또한 의사들은 의료사고가 아니더라도, 환자의 죽음에 대해 자신만이 느끼는 아쉬움이 있다고. 의사라면 ‘2주 전에 이런 점을 의심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까?’, ‘우울증 환자를 강제로 입원시켰다면, 죽음을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곱씹게 된다.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미래 의료기술

▲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른 미래 의료기술은?


박재영 편집주간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의료기술도 빠르게 변화한다고 설명했다. 의료기술이 진화함에 따라 사회•윤리적으로 고민해야 할 점도 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늘 양면성은 존재하기 마련이니까. 


▲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미래 의료기술에 관해 설명하는 모습


그는 ‘오간 온 어 칩(Organ-on-a Chip)’ 기술을 예를 들어 설명했다. 이 기술은 인공세포칩 위에 콩팥, 신장 세포를 키워 생체 반응 실험을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상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런 의료기술의 변화가 신인 창작자들에게는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이다.

박재영 편집주간의 말에 드라마 <의사요한>이 떠올랐다. 통증의학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이 드라마에서는 안락사 약물인 ‘케루빔(cherubim)’이 등장한다. 드라마에선 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케루빔’을 투약받고 숨을 거두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가상의 시나리오를 만든다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만약 안락사가 합법화되지 않는 현실에서 ‘케루빔’이 판매된다면? 말기 암 환자들에게 고통을 줄여준다는 목적으로 죽음을 강요하고, 살인자들은 약물을 몰래 훔쳐 살인을 저지르진 않을까? 

 

▲ 감정을 조작할 수 있는 약이 개발된다면? 영화 <조>의 포스터(사진 출처: 네이버영화)▲ 감정을 조작할 수 있는 약이 개발된다면? 영화 <조>의 포스터(사진 출처: 네이버영화)


의료기술의 발전을 모티브로 삼아 새로운 세계관을 그린 영화도 있다.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의 영화 <조>에서는 감정이 메마른 가상세계에서 만든 신약 ‘베니솔’이 나온다. 생전 처음 본 남녀가 ‘베니솔’ 한 알을 먹으면, 첫사랑과 같은 강렬한 사랑에 빠진다. 아이러니한 점은 ‘베니솔’을 먹은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랑하는 감정이 사라진다는 것.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의 감정을 조작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 것인지를 영화를 통해서 보여준 사례다.


▲ “의사들이 다 이럴 거다”라는 편견은 버려주세요!


흔히 ‘의사’는 드라마, 영화 속 자주 등장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클리셰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그렇기에 박재영 편집주간은 ‘의사’라는 직업과 캐릭터를 심층적으로 이해하려면, 의학과 관련한 다양한 서적을 읽어 전문적인 지식을 쌓고, 현업 의사를 직접 취재하는 게 필요하다고 미래의 작가들에게 힘주어 말했다. 


CJ문화재단은 박재영 편집주간의 강연을 시작으로 오는 10월 19일에는 구글코리아 김태원 상무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의 콘텐츠와 스토리’, 11월 22일은 유현준 건축가의 ‘영화 속 공간에 숨겨진 인문학’으로 ‘2019 스토리업 특강’을 운영할 예정이다. 참신한 기획과 흡입력 있는 스토리텔링에 목말라하는 신인 창작가라면, ‘스토리업 특강’을 통해 스토리의 씨앗이 될 수 있는 양질을 정보를 얻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Posted by 사용자 SMC 에디토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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