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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이고,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했지만, 보이지 않는 사회적 장벽으로 전처럼 가족의 정을 느끼기에는 쉽지가 않다. 마음은 무겁지만, 잊고 지냈던 가족의 사랑이 더 소중하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 헛헛한 마음을 가족 영화로 달래 보는 건 어떨까? 5월의 끝자락 가족, 모녀, 부자, 반려견 등 다양한 소재의 패밀리 힐링 영화 7편을 소개한다.


슬픔과 아픔, 행복으로 씻어내다! <행복 목욕탕>

▲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행복한 가족이라 하더라도 그 이면에는 슬픔과 아픔이 있다. 아빠 가즈히로(오다기리 조)는 잠적하고, 큰딸 아즈미(스기사키 하나)는 왕따를 당하고, 태풍이 불어도 끄떡없을 엄마 후타바(미야자와 리에)는 암 말기라는 소식을 듣는다. 운영하던 목욕탕은 문을 닫는다.

<행복 목욕탕>은 한 가족을 중심으로 ‘행복’으로 가는 지난한 과정을 소개한다. 각자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감싸 안고 다독이기보다는 들춰내 마주 보게 하고 해결하는 전면전을 선택하는데, 그 중심에는 강한 엄마 후타바가 있다.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가족을 하나로 묶기 위해 노력하는 그녀가 냉온탕을 넘나들며 가족을 행복 안으로 끌고 오는 과정은 눈물과 웃음을 동반한다. 이런 영화의 동력은 2017년 일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미야자와 리에의 호연에서 비롯된다.

이 작품은 오는 5월 27일 개봉하는 <조금씩, 천천히 안녕>의 메가폰을 잡은 나카노 료타의 두 번째 장편 영화. 첫 장편인 <컬러링 대디>을 포함해 감독은 계속해서 다양한 가족을 스크린에 소환한다. 특히 <행복 목욕탕>의 경우에는 일종의 대안 가족을 그리며, 가족이란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그 안에서도 행복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다. 감독이 전하는 해답은 마지막 장면에 있으니 놓치지 않길 바란다.


눈물 젖은 빵 아닌 부성애의 감동! <7번방의 선물>

▲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6살 지능을 가진 아빠 용구(류승룡)는 딸 바보다. 오로지 딸 예승(갈소원)이 밖에 모른다. 하지만누명을 써 교도소로 온 그는 오매불망 딸 걱정뿐이다. 이런 마음이 통했을까! 우연히 자신을 구해준 대가로 한 가지 소원을 이뤄주겠다는 방장의 말에 그는 딸을 만나게 해달라고 말한다.

<7번방의 선물>은 부성애를 전달하겠다는 목표가 뚜렷하다. 교도소, 담장, 살인 누명 등 부녀를 만나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들을 설정하고 용구와 한 방 식구인 7번방 수감자들을 통해 이 모든 걸 해결한다는 기본 구성을 잡았다. 이를 통해 부녀의 극적 상봉과 부성애는 돋보이고, 착하고 슬픈 동화의 느낌은 배가 된다.

이 작품은 매번 <아이 엠 샘>과 비교당하는데, 그 이유는 스토리 설정과 함께 숀 펜과 다코타 패닝에 버금가는 류승룡, 갈소원의 연기 때문일 것이다. 류승룡의 바보 연기와 갈소원의 순진무구한 연기의 조합은 영화의 매력. 면회 장면, 딸의 미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아빠의 모습 등은 눈물 젖은 부성애의 감동을 전하기에 충분하다. 천만 관객의 눈물을 훔쳤던 이 영화. 오랜만에 아빠와 딸이 함께 보길 바란다.


반려견도 가족입니다! <베일리 어게인>

▲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가족의 폭과 넓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고정되어 있거나 좁지 않다. 우리의 곁 함께 있는 반려견 또한 누군가에게는 가족인 셈이기 때문. <베일리 어게인>은 이를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전생의 기억을 갖고 다시 태어난 반려견 베일리(목소리 출연: 조시 게드)와 주인공 이든(데니스 퀘이드)의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베일리 어게인>이라는 제목이 의미하는 것처럼 인간보다 수명이 짧은 개가 4번 환생한다. 베일리(또는 엘리, 티노, 버디)가 환생할 때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주인이 나타나 가족이 되고 사랑과 우정을 나누는 모습 등등 반려인들이라면 격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네 번째 떠돌이 개로 환생한 후 익숙한 냄새에 이끌려 시작한 여정에 끝엔 큰 감동이 기다려져 있다. 마치 반려인들이 바라는 삶을 반영한 것처럼 말이다.

개의 시선을 인간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신선하게 다가오는 영화의 연출은 스웨덴 감독 라세 할스트롬이다. 이미 리차드 기어 주연의 <하치 이야기>로 개와 인간의 우정과 사랑을 보여준 바 있는 감독의 연출력은 극 중 따뜻함을 배가시킨다. 참고로 베일리의 목소리 연기는 <겨울 왕국> 울라프 역을 맡은 조시 게드가 담당. 울라프 만큼의 매력을 선보이니 듣는 재미가 쏠쏠할 듯.


부끄럽지만 미워할 수 없는 콩가루 가족의 초상 <고령화 가족>

▲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한 주먹 했던 과거를 청산하고 백수를 택한 첫째 한모(윤제문), 흥행은 남의 얘기인 영화감독 인모(박해일), 결혼만 세 번째인 막내딸 미연(공효진)과 엄마가 하는 일이 다 마음에 안 드는 미연의 딸 민경(진지희). 그리고 이들 모두와 살고 싶은 엄마(윤여정). 거짓말처럼 흩어졌던 가족들이 원치 않은 동거를 시작한다.

천명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고령화 가족>은 부끄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미워할 수 없는 게 가족이라는 말을 영화적으로 담은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송해성 감독은 “살면서 실패를 했을 때 위로 받을 수 있는 곳은 결국 가족”이라는 말을 했는데, 이를 반영하듯, 세 남매 모두 실패를 경험한 후 결국 엄마의 집으로 모인다. 서로를 부끄러워하며 티격태격 싸우지만, 늦게나마 ‘가족’이라는 의미를 곱씹으며 사랑으로 매듭짓는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콩가루 가족을 연기한 다섯 명 배우의 연기다. 모계 가족의 우두머리인 윤여정을 비롯해, 철 좀 들었으면 하는 윤제문, 박해일, 공효진, 그리고 어른보다 더 어른스러운 진지희의 연기는 보는 재미를 더한다. 흡사 가족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이들이 보여준 찰떡 호흡은 왠지 모르게 우리 가족 중 누군가를 대변하고 있다는 착각을 들게 할 정도. 더불어 가족의 위로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될 것이다.


부성애도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아이가 태어나면 부성애가 저절로 생긴다는 말은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닌가 보다. 6년간 키운 아들이 친자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 료타(후쿠야마 마사히로)에게는 특히 그렇다. 자신과 삶의 방식이 아예 다른 친자 가족들을 만난 그는 자신과 아들의 관계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고, 마침내 반성의 과정을 통해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츠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낳은 정과 기른 정 중 어떤 쪽이 맞다고 답을 내리는 영화가 아니다. 그 안을 살펴보면 부성애의 근원,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에 대한 현실적 고민이 담겨 있다. 실제 딸이 태어난 후, ‘단순히 피를 나눴다는 사실이 한 남자를 아버지로 만들어 주는 것일 것?’에 대한 고민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감독의 말은 이를 대변한다.

극의 중심은 료타가 잡고 있다. 그는 아들을 자신의 삶에 맞추는 것에 급급한 아버지였다가 친자 소동 이후 자신과 다른 아버지인 유다이(릴리 프랭키)를 만나고, 6년 동안 키운 아들의 본심을 알게 되면서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후반부 아들과 나란히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다 마지막에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부분은 큰 감동을 전한다. 감독은 이런 과정을 통해 진정한 부성애가 생긴다고 료타를 통해 말하고 있다. 그리고 후쿠야마 마사히로, 릴리 프랭키 등 배우들의 사실적인 연기는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전하기에 충분하다. 아버지를 넘어 ‘부모가 된다는 것’으로 확장 시켜도 영화를 감상하면 좋을 듯하다.


가족애로 시련을 이겨낸 감동 실화 <집으로 가는 길>

▲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2004년 프랑스 오를리 공항. 평범한 주부 정연(전도연)은 프랑스 마약범으로 오인되어 현장 체포된다. 이후 속수무책으로 교도소에 수감되고, 제대로 된 재판 한 번 받지 못한 채 대서양 외딴섬 마르티니크 교도소로 이송된다. 그리고 고통 같은 2년의 세월을 보낸 후에야 우리나라로 돌아와 그토록 보고 싶었던 가족을 만난다.

믿기 힘들겠지만 <집으로 가는 길>의 내용은 실화다. 외교부와 프랑스 주재 한국대사관 등 행정 당국의 무능함 때문에 주인공은 자신이 행한 불법보다 더 큰 처벌을 받게 된다. 영화는 이런 비판 어린 시선을 담아내면서 말 안 통하고 들어줄 사람 하나 없는 외지에서 홀로 외로움과 싸워야 하는 정연에 집중한다.

이처럼 그녀가 긴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건 바로 사랑하는 가족이다. 그녀에게 내린 크나큰 시련 속에서 밉지만 사랑하는 남편과 너무나 보고 싶은 딸은 그에게 희망이자 삶을 이어나가는 동력이었던 셈. 아이러니하게도 시련은 가족애를 더 강하게 만든 계기가 된다. 홀로 남겨진 자의 공허한 외로움을 눈빛 하나로 보여준 전도연의 사실감 넘치는 연기는 단연 최고. 그녀의 얼굴만 봐도 가족애 하나로 버틴 한 주인공의 지난한 과정이 엿보일 것이다.


가족의 부재를 이겨낸 한 소년의 환상적 성장담 <라이프 오브 파이>

▲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인도에서 동물원을 운영했던 파이(수라즈 샤르마) 가족은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기 위해 배에 오른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폭풍우를 만나 배는 침몰하고, 파이와 얼룩말, 하이에나, 오랑우탄, 호랑이 ‘리차트 파커’는 구명선에 올라 목숨을 건진다. 허나 배고픔에 서로를 공격하고 결국 파이와 리차드 파커만이 남아 뜻하지 않은 여정을 같이 한다.

얀 마텔의 베스트셀러 ‘파이 이야기’를 영화화한 <라이프 오브 파이>는 졸지에 고아가 된 소년의 슬픔과 이를 극복하는 환상적 성장담에 집중한다. 파이는 바다 한가운데 표류하며 호랑이와의 공존, 거대한 자연과의 싸움 등을 통해 생과 사를 넘나들며 한 뼘씩 성장한다. 그 자양분은 가족의 그리움과 살아남아야 한다는 의지다. 이제 볼 수도 만날 수도 없는 가족의 기억 파편을 수집하며, 홀로 세상과의 전면전에 돌입하는 소년의 고군분투는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킨다.

이 작품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는 연출을 맡은 이안 감독이 원작의 문학적 표현을 영상으로 옮기기 위해 3D 비주얼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특히 3D로 구현된 입체 영상들은 황홀감까지 전해줄 정도. 이런 영상 효과에 힘입어 문학적 표현이 강해 모호했던 소년의 성장담은 보다 강하고 명확하게 관객들의 뇌리에 남는다. 이 이야기를 믿든 안 믿든 간에 말이다.



앞서 소개한 7편의 영화는 오는 21일부터 6월 3일까지 CGV에서 ‘패밀리 무비 트립 기획전’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21일에서 27일까지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가족을 그린 <행복 목욕탕> <7번방의 선물> <베일리 어게인> <고령화 가족>을 상영한다. 이어 28일부터 6월 3일까지는 익숙하게만 느꼈던 가족이란 존재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집으로 가는 길> <라이프 오브 파이>를 만나 볼 수 있다. 5월의 끝자락, 상영 예정인 영화를 보며 가슴 따뜻한 위로와 힐링을 받길 바란다.

Posted by 사용자 SMC 에디토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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