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릇노릇하게 구운 삼겹살, 채소 쌈, 마늘, 파절이는 없어도 쌈장 없이 먹는다면? 이는 곧 팥 없는 찐빵! 이처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삼겹살과 쌈장. 이제는 외국인들도 이 조합에 빠져들었다는데…. 고추장, 된장, 간장 수많은 장 중에서 쌈장이 이토록 글로벌한 소스가 된 비결은 무엇일까.
쌈장은 언제부터 삼겹살의 소울메이트가 됐을까
이제는 음식계의 소울메이트처럼 여겨지는 삼겹살과 쌈장. 하지만 이 두 음식이 함께한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았다. 1983년 쌈장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고추장이나 된장 중 하나를 찍어 먹었다. 1980년대,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돼지고기 수요 즉, 삼겹살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비로소 고기 전용 장류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고기 전용 소스를 개발할 생각을 가장 먼저 한 사람은? 바로 (구) 삼원식품(현 CJ제일제당 ‘해찬들’) 기술팀의 한 연구원이다. ‘고기 전용 장류’ 개발을 위해 고추장과 된장을 적절히 섞어 쌈장 시제품을 만든 것이다. 제품을 출시하기에 앞서 시제품 테스트는 필수. 소비자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근처 식당에 된장, 고추장, 쌈장 세 가지를 장을 제공했는데, 결과는 쌈장의 압도적인 승리!
쌈장에 대한 확신을 얻고 난 뒤, 삼원식품에서는 최적의 배합비를 찾기 위해 연구가 시작됐다. 1983년, 고추장 된장의 황금 비율에 갖은양념을 넣어 고기와 야채에 모두 어울리는 국내 최초 쌈장을 만들어냈다.
K-콘텐츠가 낳은 K-소스의 인기
삼겹살에는 쌈장이 하나의 공식처럼 돼 버린 지금, 우리 입맛에 꼭 맞는 이 소스가 이제는 외국인에게도 사랑받고 있다. ‘원더풀 브라운 소스’ 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쌈장은 매년 26%씩 수출이 증가하는 추세다.
외국에서 한국의 음식을 알고, 이를 소비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데에는 K-콘텐츠의 힘이 컸다. 얼마 전 방영됐던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하이바이, 마마!> 등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던 식사 장면, 삼겹살 굽는 장면이 외국인에게 한국 음식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은 비빔밥 김치, 삼겹살의 인기로 이어졌다. 그 덕에 삼겹살의 단짝, 쌈장도 함께 주목받았다. 고추장은 너무 맵고, 된장은 향이 너무 센 데 비해 쌈장은 짭조름하면서 구수한 맛이 외국인이 먹기에도 부담이 없기 때문. 이처럼 쌈장은 고추장과 된장의 장점은 더하고 단점을 덜어내 ‘장’이 낯선 외국인의 입맛도 사로잡을 수 있었다.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디핑 소스?
한국의 콘텐츠로 시작해 한국 음식의 매력을 알게 된 외국인들이 점점 늘고 있다. 실제 필리핀에 생긴 ‘낭만 돼지’, ‘삼겹살라맛’ 식당은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줄을 서서 먹어야 할 정도라고. 한 번 맛들인 음식은 쉬이 잊지 못하는 법. 음식점에서만 먹다가 직접 요리해 먹는 것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일까. 보통 식문화는 B2B에서 B2C로 옮겨 가며 전파된다.
삼겹살을 더 맛있게 먹기 위한 단순한 고민이 낳은 쌈장! 최근에는 코로나 19 상황으로 인해 밖에서 즐기던 쌈장을 집에서 먹기 위해 직접 구매하는 해외 소비자가 더욱 늘고 있다. 꼭 삼겹살과 먹지 않더라도 쌈장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음식에 곁들여 먹기도 한다고. 외국인 친구를 둔 사람은 쌈장을 보내 달라는 부탁을 받을 정도로 쌈장은 전 세계적으로 나날이 인기를 더하고 있다.
K-POP, K-드라마 등 한류 열풍으로 이제는 전 세계 어디서든 한국의 음악을 쉽게 들을 수 있고,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요즘. 이제는 한국의 쌈장이 전 세계 식탁에서 볼 수 있는 K-소스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브랜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트하우스 칼럼] 54년 만에 돌아온 남과 여! ‘남과 여: 여전히 찬란한’ (0) | 2020.10.08 |
---|---|
명절 선물세트의 고향, CJ제일제당 진천 선물세트 조립 현장 탐방기! (0) | 2020.09.25 |
삼겹살엔 쌈장, 이제는 전 세계가 인정한 조합?! (0) | 2020.09.11 |
[아트하우스 칼럼] 타이페이 3부작의 마지막 퍼즐 <공포분자> (0) | 2020.09.10 |
[아트하우스 칼럼] 걸작이 된 습작 <베로니카의 이중 생활> (0) | 2020.09.07 |
[아트하우스 칼럼] 노년, 내 것이 아니라고 외면하고 싶은 미래 <69세> (0) | 2020.08.14 |
댓글 0 개